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칼국수 생각이 간절하다. 연중 손님들이 줄을 잇는 반곡관설동 대부도 해물칼국수(대표: 김영섭)는 가을을 맞아 더 바빠졌다.

6년 전, 김영섭(58) 대표는 대부도에서 살다시피 하며 터득한 대부도의 해물칼국수에 본인만의 노하우를 가미해 2년 후 고향인 원주에 터를 잡았다.

이 집의 장점은 맛 뿐만 아니라 양까지 푸짐하다는 것. 국수가 반이고 해물이 반이다. 이렇게 퍼주고도 남는 게 있을까 싶지만 인건비를 줄이는 대신 그 몫을 손님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의지다. 김 대표는 "바쁠 때면 일손이 딸리다보니 금새 음식을 못 내오는 경우가 생기는데 가끔은 음식이 빨리 안 나온다고 주방까지 달려오는 손님도 계시다"며 "다른 집보다 양이 많은 건 인력을 줄였기 때문이라는 걸 이해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말에 찾아오는 손님은 400명이 기본. 평일 점심시간에도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 일손은 김 대표 부부를 합해 3명이 전부지만 손님 한명 한명에게 나가는 음식에는 바쁘든 여유롭든 흔들림 없이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철칙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손님들이 많으면 그만큼 내가 죽어난다"고 말한다. 더도 덜도 말고 일정하게 찾아주시는 손님들만 오시면 그걸로 족하다고.

욕심이 없어 보이지만 음식에 대한 열정 만큼은 가히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만 하다. 원주와 영월서 방송일을 하다 아내와 분식 포장마차로 시작해 갈비, 삼겹살, 해장국, 막창 등 안 해본 음식업이 없을 정도.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며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도출한 결론은 대중적인 음식으로 승부하되 손님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한 연구와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그래서 전국 맛집이라고 소문난 곳을 안 가본 곳이 없다. 지난 여름에는 제주도 맛집을 찾아가 성공비결을 알아내기 위해 무려 한 달이나 영업을 쉬기도 했다.

제주도의 한 음식점은 일부러 근처 숙박업소에서 투숙하고 오전9시 땡치자마자 갔는데도 손님이 꽉 차 앉을 자리가 없었던 경우도 있었다. 그에겐 그런 곳이 도전하고 따라잡아야 할 타겟이 된다. 가르쳐달라고 사정을 하기도 하고, 점수를 따기 위해 과일을 들고 매일 방문하기도 한다. 음식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돈벌이도 쏠쏠하고 음식점 사장으로 있는 지금이 무엇이 아쉬울까 싶지만 초심을 잃지 않는 마음이 하루하루 이 집을 발전하게 한다. 이 때문인지 사람들이 속속 찾아와 그의 사실감 넘치는 강의를 듣기도 한다.

맛의 비결을 물으니 특제양념이니 특제육수니 하는 것들은 죄다 필요 없고 물의 양이 가장 중요하단다. 사용하는 재료는 다른 식당과 차이가 없으며, 관건은 물의 양으로 맛에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고. 이 집은 매년 육수를 달리하고 있다. 그는 "저 집은 처음엔 맛있었는데 맛이 달라졌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그 집의 맛이 달라진 게 아니라 자신의 입맛이 달라진 것"이라며 "사람의 입맛은 계속 바뀐다"고 지적했다. 매운 음식을 자꾸 먹으면 나중에 매운 맛을 못 느끼듯 손님들의 만족감을 지속시키기 위한 노력과 끊임없는 실험정신이 필요하다는 것.

메뉴는 시원한 해물칼국수(4천500원), 얼큰한 해물장칼국수(5천원)가 있고 여름메뉴로 막국수(4천원), 비빔막국수(4천500원) 등이 있다. 해물장칼국수는 그가 3개월의 연구 끝에 개발했다고 한다.

2인분을 기본으로 하며, 영업시간은 오전10시30분부터 오후9시까지. 매주 둘째, 넷째 주 화요일은 정기휴일이다.

▷문의: 762-9907(대부도 해물칼국수)

김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