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재개정된 사립학교법에 의해 상지학원의 임시이사진은 올해 6월말로 임기가 끝났다. 하지만 아직 새로운 이사진이 파견되지 않고 있다. 두달이 넘게 이사부존재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사립학교법에 의해 이사를 파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학분쟁조정위는 작년 말에 구성되었지만, 상지대를 비롯하여 조선대, 세종대 등 이제는 정상화되어 더 이상 임시이사가 아니라, 정이사를 파견해 주기를 바라는 대학들에 대한 정이사 선임 결정을 아직 못하고 있다. 사학분쟁조정위는 이들 대학에 정이사를 파견하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지만, 최종적 선임과정을 계속 늦추고 있다.

상지학원에서는 교수, 교직원 등 대다수가 구재단 측을 배제한 양심적인 인사로 정이사를 선임해 주기를 바라는 서명에 동참하였다. 상지학원의 내부 구성원은 이 점에서는 거의 완전한 의견 일치를 보이고 있다. 구재단 측은 몇 명의 교수와 몇 명의 학생을 이용하여 마치 구재단 문제와 관련하여 내부 구성원의 의견이 양분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으나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는 것이다.

상지학원의 대다수 구성원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구재단 측 인사나 구재단 측이 추천하는 인사가 정이사에 단 1명이라도 포함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첫째 김문기 씨는 상지학원의 설립자가 아니다. 김문기 씨는 청암학원을 인수하여, 상지학원으로 명칭 변경하였다. 상지학원은 청암학원을 승계하고 있다. 따라서 상지학원의 설립자는 원홍묵 선생이다. 이 사실은 대법원 판결을 통해서도 이미 확인된 바 있다.

둘째 김문기 씨가 상지학원에 사재를 출연하였다는 증거가 거의 없다. 우리가 아는 것은 쓸모없는 땅 두 필지뿐이다. 김문기 씨는 자신이 상지학원을 경영하는 동안 많은 건물이 건립된 것을 언급하고 싶을지 모르지만, 현재 상지학원에 건립되어 있는 건물 중 반 가까이는 김문기 씨가 물러 난 다음에 세워진 것이다. 다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지은 것으로 이는 김문기 씨가 경영하는 동안에도 마찬가지였다.

셋째 구재단 측은 상지학원의 발전에 기여한 바가 거의 없다. 구재단 측이 상지학원을 20여 년간 경영하였지만, 이 기간 동안 상지학원에 오명만을 남겨 주었을 뿐이다. 당시 상지학원은 '사학비리의 종합선물세트'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비리로 얼룩졌다.

넷째 구재단 측은 상지학원이 민주화된 이후 15년 동안 끊임없이 상지학원을 비방하면서 상지학원의 명예를 훼손하고, 대학의 발전을 저해하려고 노력해 왔다. 그것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상의 이유만으로도 상지학원 구성원은 구재단 측이 추천하는 인사가 정이사에 포함될 수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 구재단 측이 추천하는 인사가 정이사에 포함된다면 김문기 씨가 물러 난 다음 투명하고 민주적인 대학 운영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상지학원은 다시 분규에 휩쓸릴 가능성이 있다. 사학분쟁조정위는 이러한 점을 잘 헤아려 대학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양심적인 인사들로 정이사를 조속히 선임하는 현명한 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