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계동 원주평생교육정보관

지난 1월말 이전한 신축 평생교육정보관은 마치 건물이 터져나갈 듯 많은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기존 봉산동 정보관에 비해 무려 4배나 넓은 규모에다 없는 것 없는 시설확충에 도서를 대출할 목적이 아니더라도 가족 혹은 친구들과 함께 나들이 나온 이용자들로 늘 북적대고 있다.
실제 정보관이 밝힌 1일 기준 이용인원도 2007년 1,427명, 2008년 2,317명으로 이용률이 6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려한 변신을 꾀한 단계동 평생교육정보관은 넓고 쾌적한 환경 만큼이나 프로그램 및 운영시스템도 한층 업그레이드 돼 편리해졌다.
새롭게 변신한 평생교육정보관을 요목조목 살펴보고 나에게 맞는 실속 정보를 체크해보자. 자, 이제 준비됐다면 펜과 메모지를 준비하자.

정보시장의 세계로 빠져보자. 평생교육정보관 자료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북카페

1층 로비 정면에 있는 북카페는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공간이다. 도서교환코너와 과월호 잡지가 비치돼 있는데, 말하자면 커피숍을 가자니 음료값이 비싸고, 밖에서 기다리자니 춥고, 다리 아프고, 만남의 장소로 적절치 않을 때 이 곳 북카페를 약속장소로 잡고 기다리는 시간 동안 책을 읽으며 자유롭게 쉴 수 있다.

▷어린이자료실

다음은 2층으로 올라가보자. 2층에는 어린이자료실과 종합자료실이 눈에 띈다. 어린이자료실은 말 그대로 유아 및 초등학생들의 전용공간이다. 2만2천여권의 책과 20종의 잡지, 신문이 비치돼 있다.
내부에는 미취학 아동들이 바닥에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유아실이 따로 마련돼 있어 엄마와 아이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안성맞춤이다. 바닥은 따뜻한 온돌로 돼 있어 집에 온 듯 편안함을 주고 사방에 진열된 눈높이 책장에서 맘에 드는 책을 꺼내 읽으면 된다. 행여 엄마가 화장실을 간 사이에도 안에서 놀고 있는 아이를 볼 수 있도록 외벽을 유리로 만들어 안심할 수 있다.
오른쪽 끝으로 시선을 돌리면 4개의 이야기방이 있다. 궁금증을 자아내는 이야기방은 내벽을 주제가 있는 페인트그림으로 꾸며 엄마와 아이, 또는 또래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앉아 책을 읽는 공간이다. 예쁜 분홍색문을 열고 동화 같은 비밀의 방에 들어가 앉아있으면 평소 읽기 싫던 내용의 책장도 술술 넘어간다. 더불어 실내에 화장실까지 마련한 세심함도 엿보인다. 또 대출한 책의 목록을 볼 수 있는 독서통장을 만들어 주고 있어 어린이들에게 책에 대한 관심을 높여 주고 있다.

▷종합자료실

종합자료실은 중학생 이상의 학생 및 성인들을 위한 자료실로 3천여권의 참고자료와 7만5천여권의 일반자료, 간행물(잡지 70종, 신문 20종)을 소장하고 있으며, 모든 자료의 열람은 가능하지만 대출은 일반자료만 가능하다.
열람석 100여석, 노트북 6석이 마련돼 있어 이용자가 자료를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보관 소장도서는 총 15만권인데 자료의 활용도를 고려해 이용률이 떨어지는 자료는 서고에 별도로 보관하고 있다. 집에서 쉬고 있는 책이 있다면 기증해도 좋고, 자료실에 없는 오래된 책을 찾고 있다면 비치된 컴퓨터를 이용해 검색하거나 카운터에 문의를 해 보자.

▷디지털자료실

디지털자료실에서는 인터넷 이용은 물론 국회도서관과의 협약을 통해 원문검색을 이용할 수 있고, 화상강의나 문서작성, 영화감상, 멀티미디어 제작을 위한 시설과 노트북 이용자들을 위한 시설 등 디지털정보와 관련한 다양한 검색을 위해 150여석이 마련돼 있다.
더불어 DVD, 비디오 등 비도서자료 4천여점과 3천200여점의 e-book, 그리고 자격증과 관련된 다양한 컨텐츠와 컴퓨터 관련 잡지를 구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오전7시부터 밤10시까지 개방되는 자율학습실(372석)이 갖춰져 있고, 무대공연이나 교양, 문화특강을 즐길 수 있는 대강당(400석)과 작품전시를 위해 개방되는 다목적홀이 마련돼 있다.
또 부대시설로 식당 및 매점이 있어 간단한 다과나 음료 등을 구입할 수 있고, 도시락을 싸왔다면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이곳에서 식사를 하면 된다. 야외공연장도 마련돼 있으며, 정보관 건물 밖에서도 책과 함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사색의 숲'이 조성돼 있어 명상의 시간을 만끽할 수도 있다.

▷평생학습프로그램
대부분 프로그램들이 3월초 접수를 마감하기 했지만 정보관은 8개월 동안 교양, 건강, 취미, 어학 등 58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4월 이후 진행될 프로그램으로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수학, 원어민영어와 경로당을 대상으로 하는 웃음교실, 컴퓨터 등을 배우는 정보화교육 및 7개의 방학특강이 준비돼 있다.

▷이용자 중심 시스템

특이할 만한 점은 이용자 중심 운영시스템으로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는 점이다. 자료의 정확한 관리와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이용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시스템을 도내에서 처음으로 운영하고 있다. 종합·어린이자료실에 비치된 자가 대출·반납기는 도우미가 없어도 이용자가 직접 도서를 대출 및 반납할 수 있고, 자료실 이용시간이 끝난 후에도 문 앞에서 회원증카드를 인식시키면 현관에 설치된 자가반납기를 통해 24시간 도서반납을 할 수 있다.
또 예약대출기도 있다. 개인사정상 정보관에 들러 책을 빌릴 수 없는 시민들을 위해 마련된 것인데, 개방시간 동안 미리 도서를 예약해 놓으면 정보관 직원이 퇴근 전 이 예약대출기에 예약된 도서를 가져다 놓게 되고, 그것을 대출자가 아무 때나 정보관을 찾아와 현관에 비치된 예약대출기를 통해 도서를 찾아가면 된다.
더불어 앞서 소개한 어린이자료실의 독서통장은 본인이 읽은 책을 통장처럼 기록해 주는 형식으로 아이들에게 독서의 자부심과 독서증진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가져와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인터뷰>
야무지게 활용하면 돈이 보인다
"사교육 부럽지 않아..."

김인자(42) 씨

"5살 난 아이에게 그림책을 보여주기 위해 정보관을 찾기 시작했는데 아이가 벌써 고등학생이 됐네요."
평생교육정보관 열성 매니아 김인자(42) 씨는 정보관을 이용한지 어느덧 10년이 훌쩍 넘었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동안 그녀는 무엇과도 바꾸지 못할 무한한 정보와 새로운 삶과 아이의 교육에 나침반 역할이 돼 주는 정보관을 끊지 못한다고 말한다.
소위 '안 하면 뒤쳐진다'는 사교육 열기에 그녀가 찾아낸 방법은 정보관을 백분 활용하면 사교육을 시키지 않아도 아이교육을 얼마든지 훌륭히 지도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처음엔 책과 친근감을 갖게 하기 위해 그림책을 권하고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학교에서 제공하는 주간계획안을 보고 6학년 때까지 교과와 맞춰 관련 책을 동화책 사이에 한권씩 밀어 넣어줬다고.
또 초등학교 3학년땐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기 때문에 그녀 스스로 정보관의 신학기 영어회화반을 등록,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 기초영어를 다시 익히며 공부한 것이 아이에게 나침반 역할이 됐다.
"저만 알기 아까우니까 주변 엄마들에게 정보관을 활용하라고 추천을 많이 하죠. 하지만 모두들 하는 말이 막연하다고 해요. 막상 아이와 찾아가긴 하지만 어떤 책부터 어떻게 읽혀야 하는지 모르니까요. 하지만 정답은 없어요. 나들이 나왔다 생각하고 꾸준히 독서 자체를 즐기다 보면 어느새 큰 틀이 보이게 되더라구요. 하도 오니까 어느새 도서관의 책 목록을 꿰게 되고 다음 수업을 위해 이 책을 권해야겠다 하는 게 눈에 보여요."
똑똑한 그녀는 아이교육에만 그치지 않고 그녀 자신을 위해 정보관을 내 집 드나들 듯 한다. 지난 2004년부터 주부독서회에 참여, 초창기 멤버로써 책에 관심 있는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들과 독서토론의 시간을 갖고 있다. 평소에 궁금했지만 찾아볼 기회가 없었던 문화유산 유적이나 과학전문서적 등을 읽고 토론을 통해 정보공유와 궁금증을 해결하고 있다.
"대부분 책을 읽어야겠다 생각하면서도 쉽게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아이들 책 속에서도 수준있고 깊이있는 책들이 많이 있어요. 정보관을 이용해 그런 책들을 활용하면 책에 대한 접근도 쉬워지고 아이와 함께 지식도 같이 늘려나갈 수 있지 않나 싶어요."

"아이와 함께 읽는 것이 중요"

책 읽는 가족, 오경석(39) 가족-함미연(37), 오다윤(11), 오용준(8)

2007년 하반기 책 읽는 가족으로 선정된 오경석 씨 가족은 가족 모두가 도서대출증을 소지하고 있을 정도로 독서가족으로 통한다.
어떻게 책 읽는 가족으로 선정됐는지 모르겠다고 겸손해하는 오 씨 가족은 엄마의 적극적인 활약 덕에 아이들과 아빠까지도 책읽는 재미에 흠뻑 젖어있다.
엄마 함미연(37) 씨 역시 아이에게 여러분야의 책을 접할 수 있도록 해줘야겠다는 생각에 정보관을 찾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특별히 사교육 한 번 시켜본 적 없지만 체계적으로 짜여져 있는 정보관의 교육프로그램에 반해 아이들을 맡겼는데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큰 아이의 경우 정보관 프로그램을 이용해 원어민 영어와 어린이 영어 등 호기심을 자극해 주는 정도로 영어를 접하게 했는데도 추후 학원을 보냈더니 선생님이 아이가 영어에 귀가 열려있다고 놀랄 정도로 큰 효과를 얻은 것. 또 그녀는 정보관에서 제공되는 학년별 권장도서를 많이 활용했다.
"아이에게만 책을 읽으라고 할 게 아니라 엄마도 함께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아이에게도 최고의 추억이 되지 않을까요. 정보관은 엄마와 아이가 함께 공유할 수 있게끔 시설이 잘 마련돼 있어 더 좋은 것 같아요."
그녀는 정보관에 자주 오는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가족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도 얻게 돼 여러모로 유용한 장소가 아닐 수 없다고 말한다.
그녀는 요새 가족 건강 등에 관한 책을 관심있게 읽고 있다.

"책 빌리러 갔다가 강좌에 빠져"

옻칠기공예 수강생 장길희(57) 씨

"아이들이 고등학교, 중학교일 때가 엊그제 같은데 큰 딸 아이가 시집가서 얼마 전에 아이 백일을 맞았어요. 정보관과 함께 한 세월, 참 빠르네요."
정보관을 10년 넘게 이용한 장길희(57) 씨 역시 대단한 정보관 열성팬이다. 책을 빌리러 들렀다가 우연히 문화강좌가 있는 것을 보고 수강하기 시작한 것이 오늘날까지 이르렀다.
"그 당시에는 문화관련 강좌가 열악하던 때였죠. 문화원이나 향교 등에서 한 두가지씩 했던 게 전부였으니까요. 도서관은 책만 빌려주는 곳인 줄 알았는데 정보관은 다양한 강좌도 마련돼 있어 놀랐다니까요. 지금 생각하면 저도 정보관과 함께 성장해온 셈이죠."
그녀는 정보관에서 얻은 다양한 정보를 주위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다보니 그녀의 추천으로 다니기 시작한 사람들도 적지 않다. 특히 수년 전 그녀의 추천으로 다니기 시작한 사람들을 최근들어 정보관에서 다시 마주칠 때면 그렇게 반가울 수 없다고.
"당시 저희는 주말부부였어요. 아이들도 일찍 학교가고 혼자 남으면 무료한 시간을 보내야 했죠. 뒤늦게 새로운 삶을 찾은 것 같아요."
그녀는 정보관 직원들과 선생님들 칭찬을 침이 마르도록 했다. 서예를 배울 당시 물통 등 집기류까지 모두 구비해 주는 것은 물론, 전날 잠을 못자 피곤할 텐데도 이용자들 불편할까봐 세세한 것까지 마음 쓰는 걸 보고 반했다고. "직원들이 그렇게 한결같을 수가 없어요. 내 가족처럼 따뜻하게 대해주니까 정보관에 가면 내 집 같은 기분이 들어 자주 찾게 됐죠."
그녀는 딸 시집보낼 때에도 정보관에서 배운 실력으로 병풍을 만들어 보냈다.
자랑스런 엄마로, 재능있는 여성으로 변모한 그녀의 정보관 사랑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