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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천사' 남몰래 선행 10년 |
| 무의탁 노인 돌보는 원주의료원 간호사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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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 속 사랑과 봉사를 실천하고 있는 원주의료원 수술실 간호사들. 사진 왼쪽부터 우은옥·김동희·추미자 간호사, 조명숙 수간호사, 정미영·추은화 간호사. 이희자·신덕균 간호사는 개인사정으로 아쉽지만 함께하지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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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의료원 간호사들이 남몰래 베풀고 있는 선행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조명숙(46) 수간호사를 비롯한 원주의료원 수술실에 근무하는 간호사 여덟명은 무의탁노인인 최 모(73·일산동) 할머니를 10년째 돕고 있다.
간호사들이 최 모 할머니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9년부터. "매달 걷는 공동기금을 그냥 헛되이 쓰기보다 조금 덜 먹고 유익한 일을 해보자"는 조 수간호사의 제의에 수술실 식구 전원이 뜻을 모았다.
한번 뜻이 모이자 다음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개운동주민센터에 의뢰해 당시 유치원에 다니던 손자를 돌보며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 최 할머니를 소개 받았다. 그 때부터 회식비나 다과비 등 수술실 공동기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매월 걷는 돈 중 일부를 쪼개 매월 일정금액을 생활보조비로 전달하는 한편, 수시로 쌀, 라면, 운동화, 의류 등 생활필수품을 사들고 가정을 방문했다.
특히 고령인 최 할머니가 노환과 맹장염 등 신병으로 수술과 입원을 반복 할 때마다 순번을 정해 간병을 해왔으며 퇴원 후 할머니의 기력 회복을 돕기위해 주기적으로 가정을 방문, 영양주사를 놓는 등 친자식 이상으로 보살폈다. 할머니와의 인연은 할머니가 개운동에서 일산동으로 이사한 뒤로도 계속됐다. 이들은 이사 후 할머니와 잠시 연락이 끊겼을 때도, 할머니의 통장에 생활보조비를 거르지 않고 넣었을 만큼 애틋함을 표시했다.
이들의 이런 선행은 할머니의 손자 이 모(12) 군을 지난 2006년부터 위탁받아 보살피고 있는 김승환 씨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이 군을 통해 고마운 분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김 씨가 이들을 자신이 재학중인 상지영서대 사회복지과 동료들에게 소개했고, 2월 졸업예정자 모임인 사사모(회장: 임현숙, 사회복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최근 이들을 초청, 식사자리를 마련하고 조그만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들을 의료원 수술실 천사들이라고 표현한 김 씨는 "이름없이 빛도없이 행해진 아름다운 일들이 그냥 묻혀지는 게 안타까웠다"며 "이들의 숨겨진 일들을 알려 사회에 귀감이 되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씨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9년간 이어진 선행은 병원 식구들조차 눈치를 못챘을 만큼 은밀하게(?) 진행됐다. 총무과 김민주 씨는 "수간호사 선생님이 다양한 사회봉사 활동을 하신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수술실 식구들이 그렇게 오랫동안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는지 이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조 수간호사는 "10년 전부터 함께 근무하고 있는 여덟명 모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할머니와 이 군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었을 뿐"이라면서 "수술실에 근무하다보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봉사활동을 하면 마음도 가벼워지고 성취감도 생긴다"며 "주변에서는 남을 위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나 자신을 위하는 길이 되더라"며 겸손해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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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 속 사랑과 봉사를 실천하고 있는 원주의료원 수술실 간호사들. 사진 왼쪽부터 우은옥·김동희·추미자 간호사, 조명숙 수간호사, 정미영·추은화 간호사. 이희자·신덕균 간호사는 개인사정으로 아쉽지만 함께하지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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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kim@wonju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