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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 지역브랜드화 좌담회
"농, 특산물 브랜드화 미룰 일 아니다"
2007년 11월 12일 (월) 이기영 기자 kylee@wonjutoday.co.kr

브랜드는 소비자와의 약속... 산지유통센터 설립 시급

"농산물이 아니라 브랜드를 파는 것"

브랜드사업에 참여하는 농가에만 지원해야 성공

 사회: 지역브랜드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상당합니다. 그러나 원주는 전국적으로 알려진 브랜드가 없는 게 사실입니다. 원주도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변상은 소장: 원주시는 2000년부터 치악산이라는 명칭으로 농특산물 브랜드사업을 실시해오고 있습니다. 배, 복숭아가 대표적이고 최근 치악산 한우로 브랜드화를 시작했지만 단일 브랜드로는 홍보가치가 타지역보다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원주시에서는 농산물뿐만 아니라 다른 품목을 함께 검토해 브랜드화를 위한 종합계획을 세울 계획입니다.
 
 노전표 교수: 브랜드라는 개념이 지자체에 접목된 것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최근 들어 기업에서 지방자치단체로 도입되기 시작했는데 도시가 독창적인 상품이나 서비스를 가지고 지역브랜드를 알리고 있습니다.
 
 조영선 차장: 브랜드는 농산물 판매에 생명을 결정한다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예전에는 농가에서 생산만 하면 됐지만 이제는 소비자로부터 선택을 받아야 팔 수 있기 때문입니다. 농산물을 파는 게 아니라 브랜드를 파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경기도 복숭아 브랜드인 햇살에의 경우 4년 전만 하더라도 박스당 4만5천원이었는데 당시 원주의 복숭아는 2만5천원에 판매됐습니다. 당시 바이어들마다 품질의 차이는 없지만 가격차이의 원인은 브랜드 가격 차이라고 말한 바 있었습니다. 브랜드화는 같은 상품이더라도 높은 가격에 판매해 농가들에 높은 수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사업입니다.
 
 조경일 의원: 지역브랜드는 내 이름을 거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농가에서 생산만 하면 됐지만 지금은 농업기술과 환경, 농자재 등이 개선돼 생산성이 달라졌습니다. 브랜드상품이 아니면 소비자가 구매하지 않고 몇 가지를 선별해 집중적인 마케팅 사업을 해야 합니다. 원주의 브랜드화 사업은 꼭 필요하고 농민과 지자체, 대학 등 관계기관이 합심해 노력해야 할 과제입니다.
 
 사회: 전국적으로 유명한 브랜드 중 상당수는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습니다. 이천 쌀이나 안동 간 고등어가 한 예입니다. 그러나 원주에는 역사적 배경이 있는 농특산물이 없습니다. 무엇을 브랜드화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조영선 차장: 작년 원주시에서 생산된 농산물 중 복숭아가 41%를 차지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치악산 복숭아는 전국 5대 브랜드로 선정될 만큼 브랜드로서 높은 인지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선 복숭아를 대표브랜드로 육성해야 합니다.
 
 변상은 소장: 복숭아 한가지로 브랜드화를 하기에는 미약하고 브랜드화를 위한 기반조성이 안 된 상태에서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배나 지역의 독특한 역사성을 가진 조엄밤고구마도 얼마든지 브랜드화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가장 시급한 것은 산지유통센터 설치 등과 같은 기반 조성이 필요하고 농가의 재배기술과 지도 등의 기회도 넓혀야 합니다.
 
 노전표 교수: 일반적으로 삼성전자 하면 반도체를 떠올립니다. 그러나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반도체라는 말에 사실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한 가지에 고착되면 사고의 경직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복숭아를 원주의 대표브랜드로 결정하면 지역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겠느냐는 것을 헤아려야 합니다.
 일본은 지역마다 대표브랜드 상품이 있는데, 오래된 생산기술을 가지고 상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똑같은 맥주라고 해도 지역마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한 가지를 가지고 브랜드화하는 것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느냐와 앞으로 브랜드상품이 바뀔 때 처음부터 다시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합니다.
 
 조경일 의원: 농업브랜드와 도시브랜드가 함께 육성돼야 합니다. 모든 농산물이 도시 이미지와 맞물리는 통합브랜드로 만들어야 합니다. 복숭아도 선별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생산부터 선별, 검침에 이르기까지 관리가 중요합니다.
 
 사회: 지역브랜드로 성공한 지역들을 보면 대부분은 특정 상품 브랜드가 유명해진 경우인데 부여 같은 경우엔 굿뜨레라는 공동브랜드로 성공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주에 맞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조영선 차장: 현재 원주는 농가가 생산에서 유통까지 책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농가가  상품판매까지 책임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우선 산지유통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우선입니다. 그리고 유통을 책임질 수 있는 주체를 세워야 마케팅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변상은 소장: 조영선 차장님 의견에 공감합니다. 작년에 군지역의 산지유통센터를 조사하고자 다녀왔는데 지역마다 산지유통체계가 갖춰지면 브랜드화가 가능하리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산지유통시스템이 마련되면 소비자가 믿고 살 수 있고 가격의 차별화를 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운영주체는 그 이후에 구성하는 게 바람직하고도 생각합니다.
 
 노전표 교수: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주는 약속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투자하는 게 필요합니다. 외국에도 독립적인 주체도 있지만 모든 브랜드사업에는 주체가 있었습니다. 또 개별브랜드보다 공동브랜드가 원주 실정에 알맞다고 생각합니다. 원주는 중소도시 규모이기 때문에 재정이나 전문성이 미약해 자칫 개별브랜드로 밀어부쳤다간 한계에 부딪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경일 의원: 기업은 전담부서를 둘 정도로 마케팅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원주는 농산물 브랜드화를 위한 전문가가 없는 실정입니다. 원주시에 가칭 유통지원국을 신설해 브랜드 전략을 세우는 게 바람직합니다. 현재 부서별로 개별브랜드를 홍보하고 있는 인력과 재정을 한 곳을 모아 브랜드사업을 펼친다면 지금보다 재정이 줄어들 수 있고 효율적인 운영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사회: 모든 참석자의 의견은 비슷한데 왜 브랜드사업이 진전이 되지 않는지 의문입니다. 브랜드화를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가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변상은 소장: 지자체와 농협, 생산자가 유기적인 협조가 이뤄져 주체가 세워져야 합니다.
 
 조영선 차장: 그동안 생산에만 치중돼 있어서 사실상 지금 모든 것을 바꾸기에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현재 일관된 브랜드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브랜드 상품을 정하고 모든 농가가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 놓되 참여하지 않는 농가에는 지원을 중단하는 강경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산지유통센터 등이 갖춰지면 자연스럽게 브랜드사업은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전표 교수: 농민 리더를 양성, 육성해야 한다고 봅니다. 브랜드화 주체는 민간중심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 상황으로는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지방자치시대가 시작되면서 너도나도 지역브랜드화를 시작했는데 예전과 지금은 차이점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중앙정부에서 운영하는 게 많았기 때문에 지역의 특성을 살리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농민이 주체가 되도록 관에서 교육 등을 진행하는 게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FTA 체결 이후 국내 브랜드가 경쟁력을 가질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시다.
 
 사회: 브랜드화를 위해서는 자치단체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변상은 소장: 원주시도 맞춤형 비료 지원 등 농업 전반에 대해 지원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복숭아와 배를 지리적 표시제로 등록해 본격적인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계획입니다.
 치악산 한우도 지금은 초기단계이지만 2만 두까지 보유하게 되면 소비자가 원하는 한우를 공급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전표 교수: 기업에서도 CEO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원주시에서는 원주시장의 의지가 당연히 중요합니다. 춘천에서 내 고장 브랜드만들기 강의를 하고 있는데 참석자가 모두 농민들입니다. 중요한 것은 농민 스스로 자기 고장 브랜드에 대한 의식이 높아졌고 의지가 있다는 데에서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원주도 농민이 의지가 있고 원주시의 지원이 뒤따른다면 브랜드화는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그런데 원주는 의지와 지원이 모두 미흡하다고 생각합니다.
 
 조경일 의원: 양질의 농촌을 만드는 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농촌의 지도자를 신뢰하지 못했던 시대도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농촌지도자의 의지가 있으면 가능하리라고 봅니다.
 
 변상은 소장: 원주의 산지유통센터는 일정품목만 취급하는 것이 아닌 모든 품목을 다룰 수 있는 형태로 설립돼야 합니다. 농업 전반에 걸쳐 각종 지원, 유통, 소비자 등에 관련된 모든 사항을 원점에서부터 진단해 원주농업종합계획을 세울 계획입니다. 물론 오늘 얘기한 브랜드에 대한 부분도 종합계획에 포함해 수립하게 될 것입니다.
 
 사회: 학계, 농민, 지자체, 농협 등이 모여 더욱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농업도 선택과 집중이 이뤄져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것에는 공감하고 있을 것입니다.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금부터 본격적인 브랜드사업이 이뤄지도록 모두가 노력했으면 합니다.
  정리: 이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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