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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지역직거래) 운동과 지역농업의 미래
2007년 09월 10일 (월) 최혁진(원주협동조합운동협의회 정책위원장)
   
 
   
 
 축구의 나라로 알려진 브라질은 식량수출국으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세계 곳곳에서 식량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인 브라질에서 매년 4천만명의 인구가 만성적인 영양실조와 기아로 고통받고 있다. 그동안 경제학자들은 시장을 완전히 개방하면 소비자들은 양질의 농산물을 더욱 싼 값에 먹을 수 있다고 말해왔다. 농업이 주업종인 나라들은 농산물을 수출하고, 전자제품을 잘 만드는 나라들은 전자제품을 수출하면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 브라질에서는 돈이 되는 일부 수출용 농산물은 대량으로 생산됐지만 자국의 소시민들이 먹을 식량은 오히려 부족해진 것이다.
 최근에는 제3세계에서 수출용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민들마저 급속하게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전 세계 곡물시장의 70%를 장악한 거대 다국적 식량기업들의 횡포 때문이다. 만일 우리가 대형마트에서 1천원 정도의 수입채소를 구입한다면 저 먼 나라 어딘가에 사는 농민이 받는 돈은 200원이 안 된다. 예전에는 그나마 평균 40%의 생산비를 보장했다고 하는데 최근에는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몫이 20% 이하로 떨어졌다. 그야말로 대형유통의 횡포이다.
 그뿐이 아니다. 거대 다국적 식량기업들은 농민들에게 화학농약을 팔고, 유전자 조작 종자를 개발해 특허비를 받으면서  팔아먹고 있다. 매년 종자와 농약을 사와 지은 농산물을 헐값에 팔 수밖에 없는 농민들은 열심히 일할수록 점점 더 가난해진다.
 피해는 농민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수천 킬로미터 밖에서 어떻게 생산되는지도 모르는 식품들이 매일 우리의 밥상에 오르고 있다.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다국적 기업의 멋진 상표뿐이다. 유전자 조작식품인지, 화학농약을 다량 포함하고 있는지, 먼 나라 농민들의 피눈물이 담겨있는지 우리는 알 길이 없다. 그러고 보면 식량시장의 개방이라는 것은 먹을거리의 교환과정에서 사람이 보이지 않게 만든 것이다. 소비자의 눈에는 생산자가 보이지 않고, 농민의 눈에는 먹는 사람들의 소중한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현실을 그대로 두고서 식품안전은 요원한 일이다. 오직 거대회사의 이름과 현란한 광고만이 보일 뿐….
 그런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뜻밖에 아주 단순하다. 수천 킬로미터 밖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오는 상추 대신에 가까운 곳에 사는 이웃들이 친환경적으로 생산한 상추를 먹는 것이다. 우선은 원주권에 사는 농민들이 안전하게 생산한 농산물을 이용하고, 여기에 없는 것은 충청도나 경상도, 전라도 등에 사는 농민들과 직거래하면 된다. 굳이 우리 땅에서 생산되지 않는 음식재료가 필요하다면 먼 나라 이웃들과 친교를 맺고 민중교역을 하면 된다.
 원주협동조합운동협의회가 로컬푸드(지역직거래)운동을 펼쳐나가는 이유이다. 얼마 전 원주협동조합운동협의회 회원단체들과 상지대학교 국제유기농업센터는 농림부에 로컬푸드 운동에 대해 사업공모를 했다. 행정에서 이 문제를 얼마나 깊이 이해할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유럽과 일본, 캐나다 등에서는 저마다 지역농업과 식품안전을 보장하고자 농민과 소비자, 행정이 연대해 로컬푸드 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식량자급률이 25%에 불과한 우리의 농업 현실을 볼 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이제는 행정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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