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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검은 집'과 싸이코패스
2007년 07월 16일 (월) 이귀연(21강원여성포럼 4기부회장)
   
 
   
 
 며칠 전에 보험사정인이 주연으로 등장하는 영화라는 예고를 듣고 이 영화를 보았습니다. 보험사정인이란 손해사정사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97년 일본 호러 소설 대상 수상작인 유스케의 '검은 집'을 영화화한 것으로 1920년 독일 학자 슈나이더에 의해 처음 소개된 의학 용어인 릫싸이코패스릮를 소재로 보험금을 받기 위한 연쇄살인을 다룬 영화입니다.
 주인공 황정민(극중이름 전준오)은 옥상에서 어렸을 적에 떨어져 죽은 동생의 죽음을 잠재의식 속에서 본인 때문이라는 강한 집착으로 살아갑니다. 이 강박 관념 때문에 자살에 대해 상담하는 여자를 위로하는 과정에서 황정민 개인의 정보를 은연중에 이야기하고 아이의 죽음에 휘말려 들게 됩니다. 경찰이 자살로 종결한 사건을 의붓아버지가 보험금을 타기 위해 7살 아이까지 살해하고 자살로 위장한 사고라고 개인적으로 보험금지급을 미루면서 더 깊이 사건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그러나 그 범인은 아이의 친 어머니였습니다.
 싸이코패스는 인간의 마음이 없으므로 그냥 물체처럼 취급하지 않으면 당신도 죽임을 당할 것이라는 충고를 무시하고 마지막까지 그 여자에 대한 인간적인 믿음을 저버리지 않으려는 주인공에게서 답답하면서도 싸이코패스와 대비되는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일반적인 정신이상자는 범행 후의 태도가 이상할 정도로 태연하며 살인범행의 동기가 밝혀지고 보면 너무나도 사소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살인의 동기가 돈을 얻어 사업을 하고 싶었다거나 어떤 사람을 없애버리고 싶었다는 욕망과 같은 오직 합리적인 동기만을 장황하게 나열하고 있으나 그 이면에는 비합리적인 동기가 개입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싸이코패스는 정신이상자와 다른 점이 살인을 하면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것입니다.
 얼마전에 갈등관리에 대해 강의를 들은 것이 생각났습니다. 레드, 블루, 골드, 그린 색체로 나누어지는 군에서 그린색체의 성격을 가진 사람은 인간의 본성에 집착하여 세상을 보는 눈을 가졌다고 합니다. 주인공은 이런 색체를 가지고 있어 90%이상의 사람들이 보기에는 답답함을 느끼는 것입니다.
 영화에 대한 평을 하고자 함은 아닙니다. 이 영화를 보고 보험금을 심사하는 직원의 다른 이면을 보았습니다. 가해자가 피해자가 돼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명확하게 사고에 대한 고의를 입증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보험금에 대해 정당한 권리를 갖는 자가 그 보험금을 수령하기 위해서는 심사과 직원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봅니다.
 세상에서 보이지 않는 중요한 것을 보는 눈을 갖는다는 것은 힘들면서도 아름다운 것입니다. 보험범죄가 만연하게 되면 결국 보험제도자체가 무너지게 됩니다. 황정민의 대사 중에 "보험은 사람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죽이는 것"이라는 말이 귓가에 스칩니다. 그러나 보험은 조용한 힘을 가지고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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