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대 원주시의회가 과거와는 달리 상당한 변화의 바람과 함께 출범 1년을 맞았다.
　먼저 지난 제4대 지방의회와 다른 변모된 정황을 살펴보면 첫째, 정당 공천제 실시로 의원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  받는 공천을 거쳐 당선됐다는 점. 둘째, 1명을 선출하던 소선거구제에서 2~4명을 뽑는 중선거구제도로 바뀐 점. 셋째, 정치 신인들을 위한 예비후보자제도 도입으로 사전선거운동을 허용한 점. 넷째, 비례대표제에 의한 여성할당제를 통해 다수의 여성의원들이 의회에 진출한 점. 다섯째, 무보수 명예직의 회기 참석수당제에서 연봉제의 유급제로 전환된 점.이에따라 유권자인 시민들은 과거보다 한차원 높은 사명감과 도덕성 그리고 윤리성을 갖춘 시의원으로서의 역할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다수의 초선의원들은 처음하는 의정활동인 만큼 야심찬 의욕과 열정을 갖고 매사 진지하고 성실한 태도로 책임과 역할에 충실하고자 굳은 각오로 임했다, 그러나 현실의 높은 벽을 실감하면서 무기력감과 허탈감을 느끼는 동료의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시의회 입성 전 공직에 재직한 경력을 가진 본 의원으로서도 난감하기가 이를데 없었다.
　이러한 상황을 겪게된 주된 요인은 시의원의 역할 중 하나인 지역현안사업과 시민들의 개별적인 민원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경험하게 된 것이다. 즉, 각종 인허가 업무의 주요 처리 과정에서 반드시 상급기관을 거치도록 돼 있어 지방자치단체가 실질적인 결정 권한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게된 것이다. 민원처리가 2개 이상의 행정기관을 거치면서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고 이것이 시민들을 짜증스럽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실례로 인허가 업무 처리에 있어서 중앙부처 단위에서  관계 법령외에 지침과 예규 등을 내규로 따로 정해 하급기관으로 하여금 적용하게 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정부 상하급 기관내에서만 구속력을 갖지 대외적인 법적 강제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 법리적이다. 이러함에도 하급행정기관 내에서는 상급기관이 내린 내규를 준수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유는 행정을 집행하는 공직자 입장에서는 상급기관 내규가 대외적 구속력이 없다하더라도 지키지 않았을 경우, 행정조직 내부를 기속하는 관련 규정을 위반한 행위가 되기 때문에 감사에 서 징계처분을 받을 수 있다.
　아무리 안타까운 지역현안 또는 민원이라 할지라도 자신이 신분상 불이익을 감수 하면서까지 처리해줄 용맹스런 공무원은 없을 뿐만 아니라 이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한 일이다. 결국 정부조직내 문제 때문에 시민만 일방적으로 피해를 당하는 것이다.
　민원해결을 부탁받은 초선시의원이 일을 추진하다가 행정상의 각종 규제장벽 앞에 멈춰서고 말아야 할때, 가슴만 쓸어내리면서 내분을 삼킬 수밖에 없을때, 자신의 위치를 새삼 되돌아 보게 되고 시의원으로서의 지역현안과 사적(私的) 민원 해결의 한계성 극복에 난감할 따름이다. 　지방자치를 실시한지도 어언 16년이라는 적지 않은 세월이 경과 했음에도 아직도 진정한 지방자치는 요원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라는 명분 아래 지방분권 실행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 분권형 국가의 토대 구축을 위한 지방자치단체 (시의회, 행정기관)의 자율권 확대 및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거창한 구호와는 달리 실직적인 권한 이양 및 사무 위임 등이 구두선(口頭禪)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증명해 일깨워 주고 있다.
　급변하는 국제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중앙과 지방이 세계화된 선진의식과 다원적 협력으로 상생할 수 있는  상호간의 신뢰를 바탕으로한 최대한의 자율권을 부여하고 또한 부여받은 권리에 책임을 수반하는 조화된 선진지방자치를 구현해 나가는 노력을 함께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의 중앙집권적인 관치행정에서 하루 속히 탈해여 시민 중심적사고, 수요자 중심적 행정, 생활 중심적 자치의정에 기반을 둔 법과 제도 및 정책상의 지방분권화가 획기적으로 이뤄져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중앙 정치권과 행정부는 지방의회와 지방행정이 지방자치의 풀뿌리 공동체로서 주민의 의사에 따라 정치와 행정을 합리적으로 수행해 지역의 균형 발전과   주민의 공공복리증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실현 시킬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역량을 키울 수 있는 자율권의 확대와 강화를 위한 과감한 권한의 이양과 사무의 위탁이 조속히 실행될 수 있도록 하는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