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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 섬기기’ 3년반
2001년 11월 01일 (목) <서연남 기자> ynseo@wonjutoday.co.kr
구곡·원동성당연령회
‘봉사가 아닌 섬기기 위해 나오는 것입니다.’
구곡·원동성당 연령회는 천주교 신자가 죽었을 때 장례를 도맡아 해 주는 봉사팀이다. 염하는 것 부터 하관식, 그리고 그들을 위한 기도까지 해주는 종교 봉사단체다.


그런데 이 봉사원 중 13명정도는 매주 월요일마다 십시일반에 나와 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봉사를 나오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십시일반을 찾는 노인들이나 노숙자들을 섬기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연령대도 60대를 훌쩍 넘는다. 70세가 된 노인도 있지만 이들은 매주 월요일을 잊지 않고 십시일반을 3년반동안 찾고 있다.


십시일반을 찾는 사람 역시 IMF때는 젊은 사람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불과 2년전만 해도 30~40대 젊은 남자들이 찾아와 2~3그릇씩 먹고 가는 모습을 자주 봤다.
하루 한끼를 이곳에서 때우고 가는 자식같은 사람들을 볼때마다 늘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다는 회원들. 최근들어서는 혼자살거나 살기 힘든 노인들이 100여명씩 찾는다.

같은 연령대 사람들을 위해 봉사를 하는 것이니 만큼 회원들의 마음은 사뭇 다르다.
아침 9시부터 나와 밥을 하고 반찬을 만드는 일을 하는 회원들. 때론 피곤하기도 하지만 이곳을 찾는 노인들이 맛있게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볼때면 마음 한구석이 흐뭇해져온다.

이젠 어떤 노인이 몇그릇을 먹고 어떤 반찬을 좋아하는지까지 알고 있다.
처음 이곳에서 봉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바닥에 반찬이나 물을 버리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그리고 밥을 남기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십시일반만의 규율이 생겼다.


홍준희 회장의 엄격한 지도 덕분에 이제는 실내도 깨끗하고 질서도 잘 지켜진다. 홍회장의 철칙중 하나는 밥이 많으면 미리 덜어놓아야 하며 절대 남겨서는 안된다는 것. 그리고 노인들 스스로 밥을 배식받아 가도록 해야 독립심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 거짓말은 있을 수 없다. 십시일반에서는 노인들에게 200원의 밥값을 받는데 이 수익금은 관내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지급된다. 공짜로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는 부분이 노인들의 마음을 차라리 편안하게 한다.

또 노인들이 낸 돈으로 손자손녀뻘 되는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줄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몇몇 노인들은 100원짜리 밑에 10원짜리를 살짝 끼워서 내는 경우도 종종 있다.


홍회장은 “돈이 없으면 없는대로 내지 말고 나중에 여유가 될때 내라고 말씀드린다”면서 “거짓말은 한번 하기가 어렵지 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고 강조한다. 구곡·원동성당 연령회가 마련한 또하나의 사랑 실천이 있다. 변변한 생일상 한번 받지 못하고 쓸쓸하게 보낼 노인들을 위해 백설기 떡도 하고 촛불을 밝혀 생일 축하를 해 주는 것이다.

사회가 외면한 노인들을 위해 작은 불빛을 밝히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회원명단
홍준희 조규창 노갑선 박롱춘
백옥기 이향숙 김광남 남준열
황사임 최동연 이용해 이창규
홍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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