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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풀고 나누어 주는 삶 실천
2000년 12월 18일 (월) <임종석 기자> jslim@wonjutoday.co.kr

차가운 겨울이라지만 3년전 IMF시절보다 더 얼어붙은 경기여파로 인해 내 이웃도 돌아보기 힘든 요즘이다.
정치나 경제나 쉽게 풀리질 않는 냉랭한 사회분위기지만 내 이웃을 돌아보면서 ‘베풀며 사는 모임’이 있어 시민들 가슴에 따스함을 전해준다.

베풀며 사는 모임, 일명 ‘베사모’는 지난 96년 사료판매업을 하는 대학동문들간의 친목모임으로부터 시작했다.
지역출신으로서 강원대학교 낙농학과를 졸업한 네사람은 가축을 위한 사료를 팔면서도 사람에 대한 소중함은 잃지 않았다.

엄규섭총무(37)는 개사료등을 팔면서 ‘개도 주인을 잘 만나면 호강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주위를 보니 ‘밥을 해결하지 못해 굶주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이때부터 호저면 만종리의 ‘사랑의 집’을 시작으로 주위의 어려운 이들에게 베풀고 나누어 주는 삶을 시작했다고 했다.

회원들은 ‘사랑의 집’의 노인들을 위해 처음에는 치약, 양말등 생활필수품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난히도 덥던 그해 여름엔 4명의 힘으로 에어컨을 설치해 주기도 했다.

엄총무는 당시를 회고하면서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더위에 힘겨워하시는 노인들을 위해 사드리자는 제의에 회원들이 기꺼이 응해줘 가능했던 일”이라고 했다.

무의탁노인들을 돕는 일외에도 소년소녀가장돕기를 가장 먼저 계획했으나 당시에는 마땅한 대상자를 물색하지 못했다.
그러던중 원주밥상공동체의 ‘겨울나기 사랑의 쌀 1되 모으기’운동에 동참하게 됐다.

처음에는 쌀반가마로 시작해서 2년째 어김없이 밥상공동체의 쉼터와 거리노숙자들을 위해 쌀을 후원하고 있다.

쉼터와는 인연도 깊어져 개소당시에 커튼설치를 비롯해 매월 월세 10만원씩을 지원하고 있다. 매년 명절등 4차례에 걸쳐 떡과 고기, 양말등을 공급하고 있다.

베사모는 요즈음 들어서 큰 즐거움이 생겼단다.
처음부터 계획했던 소년소녀가장을 추천받아 지난달부터 태장동에 사는 2명의 학생들을 후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3, 4학년으로서 가장역할을 해야 하는 이 어린이들에게 매월 생활비와 쌀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베풀며 사는 일을 넓혀가는 동안 베사모의 식구도 늘었다.
회원수가 올해엔 2배로 늘어 8명이 됐는데 그동안의 동문간 벽을 허물고 양양에서 돼지를 사육하는 회원등 다양한 분야의 회원을 영입했다.

엄총무는 “베푸는 일의 전파와 효율성을 위해 20~30명 정도로 회원을 확대키로 했다”고 전했다.

베사모의 특징중 하나는 모임을 이끄는 회장이 없다는 점.

다만 총무가 모든 일을 직접 챙기면서 전체의견을 통해 결정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다.

베사모 회원들은 가장 보람있게 느끼는 때를 ‘후원을 받는 이들이 고마워 할 때’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회원들은 꼭 많은 돈을 벌어서 그 돈으로 도와주기보다는 현재의 여건에서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자는 생각으로 돕고 있다.

엄총무는 “회원들의 회비가 후원금으로써 도움이 된다면 사회가 밝아지지 않겠느냐”면서 “베푸는 일에 모든 사람들이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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