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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테마공원’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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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내가 즐겨 보던 텔레비전프로그램 중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 또는 작품과 관련된 지역을 찾아가 찍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어떤 작가나 작품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직접 가보지 못한 외국의 풍경까지 덤으로 볼 수 있어서 즐겨 보곤 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작가의 출생지나 활동지역, 작품의 배경지역마다 기념관이 있고, 거기에 엄청난 양의 자료나 물품들이 잘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놀라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
별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내실 있게 꾸며진 기념관에는 자부심을 내비치는 관리인들이 있어서 찾아오는 방문객들에게 자상하게 설명을 해주기도 했다.
이런 기념관이 있는 지역의 주민들은 유명한 작가나 작품이 자신의 지역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얘기하곤 했다.
또 이런 기념관을 들르기 위해 관광객들이 찾아옴으로써 관광수입을 늘리는데 도움이 된다고도 했다.
우리 나라의 경우 이런 기념관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아주 드물게 작가나 작품과 관련된 지역에 외국과 유사한 기념관이 있기는 하지만, 들러서 어떤 의미를 느낄 만큼 내실 있게 꾸며진 곳도 별로 없고 들르는 사람들도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외국처럼 훌륭한 작가가 없어서 그런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먹고살기 바빠서 사람들이 문학에 관심을 두지 않는 탓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훌륭한 작가나 작품을 이해하는데 기념관이 무슨 소용이냐는 생각 때문이라는 것도 별로 설득력이 없다.
굳이 이유를 찾는다면 소중한 문화자산을 잘 가꾸어서 지역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하겠다는 의식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최근 원주시가 박경리 선생의 단구동 옛집을 중심으로 조성된 토지문학공원을 올 해 상반기 내에 ‘문학테마공원’으로 만들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원주시는 이 공원 내에 박경리 선생의 자료전시관을 마련하고, 문학교실과 강연회를 개최하는 등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안내책자를 발간하고 홈페이지를 활용하는등 다양한 홍보대책을 마련해 인근 관광지와 연계한 관광코스로 활용할 계획도 밝혔다.
일부에서 논란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 작가가 18년 동안 살면서 문학사적으로 매우 높게 평가받는 작품을 쓴 곳에 문학테마공원을 만들겠다는 것을 사시로 바라보아서는 안된다.
다만 이런 계획이 실효성 있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보다 세심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
지역주민들이 자긍심을 느끼지도 않고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없는 문학테마공원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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