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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 소회(所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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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김명숙 상지대교수
우리 국민이 그토록 그리던 노벨상을, 그것도 평화상을 김대중 대통령이 받았다.
김대중 대통령 자신이 수상 소감으로 피력했듯이 개인으로서도 무척이나 영광이겠지만 국민 모두가 수상자로서 자축할만한 일이다.
이번 수상의 의미는 한국 민주화와 인권 투쟁에 열정을 바친 그의 필생의 전력 뿐 아니라 남북한 정상회담으로 남북 화해와 평화의 전기를 마련하여 인류 역사에 냉전의 종지부를 찍고 새천년 평화의 새 역사를 출발시켰다는 점이 상당 부분 참작된 듯하다.
수상식에서 베르게 노벨평화상 위원회 위원장은 아직도 남북간에는 해결해야 할 많은 부분들이 남아있으며 그 결과가 반드시 좋으리라는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니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보지 않고서는 얻는 것도 없다”라는 취지에서 수상을 결정하게 되었노라고 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렇다. 해보지 않고서는 얻는 것도 없다.
일찍이 해방 직후 김 구 선생과 김규식 선생은 이승만 대통령의 단정(單政) 노선에 반대하여 남북협상을 추진했었다.
평양의 인민공화국을 돌아본 후 쓸쓸히 돌아왔지만 그러한 노력들이 그 때는 결과가 없는 듯 했으나 역사를 조금만 거시적으로 살펴본다면 끊임없는 역사의 연속성과 그 미시적 초석들이 일찌감치 군데군데 놓여 있음을 보게 된다. 그러한 초석들은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도전해보는, 어찌보면 무모하리만치 환상적인 사람들에 의해 놓여지는 것이다.
다만 우리네 민초들은 그 나타난 결과를 보고서야 그들의 노력이 한낱 환상이 아니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그래서 그들을 미리 깨달았다 하여 선각자(先覺者)라 불렀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군데군데 너무나 많이 그러한 복선이 보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애써 부인하려는 모습들을 보게 된다. 지뢰밭에 분단 철도와 도로가 개통되고 있는 시점에서 굳이 남북 이산가족 상면시 김정일을 찬양하는 모습만을 지우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류하는 것인데도 말이다.
역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던 구소련의 고르바초프는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현상들이 누적되면-그것을 역사학자 토마스 쿤은 퍼즐(수수께끼)이라고 불렀다 - 그러한 수수께끼들을 풀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고(New Thinking)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옆에서 그를 말리는 골수 공산당원인 안드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인 결단 즉 개혁과 개방을 추진하게 된다. 그 자신의 개혁에 밀려 권좌에서 밀려났지만 그것 역시 그는 예견하고 있었다.
지금 우리 사회는 평화와 화해를 추진하기 위해 평화가 깨지는 역설적인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장기간 안보 이데올로기에 익숙했던 국민 개개인이 이러한 퍼즐을 개인적으로 이해하기란 힘든 일이다. 국가가 나서서 그러한 베일 벗기기에 나서야 할 것이며 그것도 어려울 경우 지방 정부가 솔선수범한다면 훨씬 그러한 벽은 허물기 쉬울 것으로 보인다.
두동강난 강원도가 DMZ에 평화시를 건설하려고 추진하는 것은 그러한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시도하는 자만이 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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