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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너와집 - 가을이 걸어오는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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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09월 06일 (월) |
김보경 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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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쌓은 항아리탑과 지붕 위 말벌집 눈길
산속너와집
바람도 후텁지근해 여름 내내 창문 닫고 에어컨 바람만 쐤다면 이 가을 창을 끝까지 내리고 머리카락을 날리며 맘껏 달려보자.
끝도 없이 펼쳐진 높고 푸른 하늘과 새 옷을 기다리는 나무들 사이로 달리는 동안 지쳤던 마음이 활력을 얻을 수 있을 게다. 단 방향은 황둔으로!
그렇게 신나게 달리다 보면 분명 어딘가에 멈추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럴 때 맘에 드는 집을 만나 발길을 멈출 수 있다면 짧은 여행에 그만한 행복이 없을 것이다. 산속너와집(대표:김민경)은 바로 그런 행복을 줄 수 있는 곳이다.??
‘너와집’, 물론 참나무를 쪼개 기와 모양으로 만든 너와 지붕을 얹고 참나무로 대들보를 만든 흙벽담집이지만, 이름의 본 뜻이야 무엇이든, 이름 자체가 벌써 예쁜 다람쥐하고 분홍색 앞치마를 두른 귀여운 토끼가 살고 있을 것 같은 포근한 느낌을 준다.
황둔의 산속너와집은 아름다운 전원주택으로 잡지에 소개됐을 정도로 운치가 있다. 600평 대지에 삼분의 일은 집, 나머지는 정원이다. 집이 높이 있어 입구에서도 한눈에 들어오지만 넓은 운동장을 가로질러 돌계단을 몇 개 올라 가까이서 보면 또 다른 멋이 있다. 큰 김장독부터 작은 오기까지 높이 쌓은 항아리탑도 자세히 볼 수 있고, 높이 너와집 지붕에 달린 말벌의 집도 신기하다. 동네 말벌들이 부지런히 만든 집으로 손바닥 반 만하던 게 반년 만에 큼직한 수박만해졌다고 한다.
너와집 뒤쪽으로는 경사가 완만한 산이 있어 산책하기 좋고, 바로 옆에는 1급수에서만 산다는 물고기가 떼지어 있을 정도로 맑은 물이 흐른다. 산속너와집은 민박도 함께 하고 있으며 가을에는 뒤편에 펜션 몇 동을 선보일 계획이다.
풍경 못지않게 음식도 맛나다. 너와정식(2인 1만8천원)이 먹을 만하다. 방금 앞마당에서 뜯어왔거나 동네 아주머니가 뒷산에서 뜯어 온 나물 20여 가지가 돼지불고기와 조기, 더덕고추장구이와 함께 나온다. 나물은 동네에서 구하기 어려운 종류를 제외하고는 인근 주민들이 산에서 채취한 것을 사용한다.
물 좋고 공기 좋아 콩 농사 잘되기로 소문난 황둔 콩으로 메주를 쒀 된장을 담근다. 대여섯 가지 해물을 우려낸 해물육수에 이 된장을 넣고 된장찌개를 끓인다. 우렁이를 넣은 우렁된장찌개다. 화학조미료 대신 표고가루, 멸치가루로 간을 맞춘다. 구수하면서도 해물육수에 끓여서 그런지 텁텁하지 않은 게 맑은 장국 느낌을 준다.
양념장에 이틀을 재웠다가 프라이팬에 구운 더덕고추장구이는 양념이 고루 스며들어 있는데다 부드럽다. 직접 껍질을 까는 수고를 한 덕분에 더덕의 향취가 그대로 살아 있다.
식후에는 너와집이 자랑하는 너와한방차(7천원)로 차분하게 마무리해 주는 게 좋다. 인삼, 대추, 밤, 당귀, 정향 등 10가지 한약재를 넣어 다려냈다. 인스턴트에 댈 게 아니다. 뒷맛이 쌉쌀하지만 젊은이들도 충분히 맛있게 마실 수 있다. 기호에 따라 꿀을 첨가할 수 있다. 찻잔이 밥그릇만해 양도 많다.
얼큰한 국물의 해물수제비(6천원), 산채비빔밥(6천원)이 점심 메뉴로 준비돼 있다. 솔잎을 발효시켜 만든 동동주도 인기가 좋다. ▷문의 : 764-77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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