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태장동 ‘쌍동통닭’ - 무쇠솥에 튀기는 31년 전통 고수 |
|
 |
2002년 07월 22일 (월) |
<김보경 객원기자>
|
 |
|
|
|
|
원주 통닭의 대명사 … 원주에서 군생활한 사람에겐 향수 <br>
할머니가 직접 만드는 고소한 튀김옷 새콤한 물김치 일품 <br><br>
통닭은 우리 주변에 가장 흔한 음식. 상가 한동에 프렌차이즈 치킨집 한 개는 꼭 있을 정도다. 이런 환경에서 재래식 통닭집이 아직도 운영되고 있다는 게 신기하다.
태장동 쌍둥이네 쌍동통닭. 31년전 개업한뒤 지금까지 설날을 제외하고는 가게 문을 닫은 적이 거의 없다. 어떨 때는 설에도 주문이 들어와 닭을 튀긴다고 한다. <br><br>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이 ‘전에 왔을 때 먹었던 그 닭’을 찾기 때문이란다. 닭 한마리 사러 오기도 그렇고 튀긴 닭을 택배로 보내달랄 수도 없어 온 김에 먹고 가는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br>
쌍동통닭집이 있는 태장동 북원교(학다리) 지나 첫번째 골목은 한때 통닭집 10여 곳이 모여 있던 통닭골목. 그런데 지금은 쌍동통닭이 유일하게 명맥을 이어가고 있고, 우후죽순 들어서는 치킨집의 공세에도 아랑곳없다. <br><br>
쌍동통닭집 통닭이 손님을 끄는 힘은 고소한 튀김옷과 새콤한 물김치, 풍성한 양에 있다. 신선한 닭은 기본이고 그날 잡은 생닭에 할머니가 만든 튀김옷을 발라 무쇠솥에 넣고 튀겨내는데 맛의 비결이 있다. 이런 맛내기는 제빵 기술자로 춘천, 양구등지에서 빵장사를 해온 김영국 할아버지(71)와 원래 손맛이 좋았던 이봉남 할머니(64)의 손끝에서 우러난 것. 가게를 물려 받을 쌍둥이 아들들이 일을 돕고 있지만 튀김옷의 배합은 눈이 저울이고 보배라는 할머니만 안다.
<br><br>통닭은 특히 함께 나오는 김치와 궁합이 맞아야 맛이 더하는 법. 닭이 나오기 전 물김치를 한 대접씩 떠주는데 새콤달콤한 무와 국물이 일미다. 아예 통을 가져 와서 퍼가는 임산부도 있었단다.
시원한 국물이 입안의 기름기를 싹 제거해 입을 원상복귀 시켜준다. 물론 할머니가 직접 담그고 그 비법도 미공개.
<br><br>말할 수 있는 맛내기 비법 한 가지는 재료를 아끼지 말라는 것이다. 장사가 된다 싶으면 돈 벌 생각에 재료를 아끼는 집들도 있다는데 이 일을 ‘천직’으로 생각하는 한결같은 주인 부부의 마음이 변함없는 맛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 연탄불에 튀기던 닭을 가스불로 튀긴다는 것 외에는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단다. 무쇠솥에서 포장지까지. 그러니 20~30년전 원주에서 군 복무했던 사람들이 원주에 오면 다시 찾나보다. 닭 싸는 누런 서류 봉투까지 등장하니 더 이상의 말이 필요없는 ‘향수’. 사실 서류 봉투는 닭의 기름을 쫙 빨아들이는 효과가 그만이다.<br><br>
70년대에는 하사관 교육 받으러온 박대통령의 아들 지만씨 대접 겸 군인들 회식차 인근 부대에서 통닭 150마리를 주문해 두 부부가 초긴장 상태에서 밤을 새워가며 튀겨 군용 트럭에 한 가득 실어 보낸 적이 있단다.
<br><br>밤새 연탄불에 닭을 튀기다가 조는 바람에 가게가 홀랑 타버릴 뻔 하기도 했다고.
전화로 주문할 수도 있지만 직접 찾아와서 주문한 다음 기다리는 동안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가게에 얽힌 이야기를 듣는 것도 색다른 재미. 타임머신을 탄 기분이다. <br>
튀김·앙념통닭 1마리 9천원. 큰 닭을 사용해 정말 양이 많다. |
|
|
|
|
|
|
|
|
|
 |
전체기사의견(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
|
|
|
| 전체기사의견(0)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