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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추석
2000년 09월 11일 (월)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
한때 저도 추석때가 되면 부모님과 송편을 빚고 맛있는 튀김을 먹으며 웃고 즐겼던 때가 있습니다.
음 3년전이네요. 헤헤. 그땐 저희 집이 그래도 잘 사는 편이어서 엄마 아빠랑 정말 남 부러울 것 없이 살았거든요.
그런데 아빠의 사업이 부도나고 맨날 빚쟁이들이 집에 들이닥치면서 저의 행복도 깨졌어요. 엄마도 어느 날인가 집에서 보이지 않았어요.
외가집에 갔는지 아니면 그냥 친구네 집에 놀러가셨겠지 하며 오늘날까지 기다리고 있는데 연락이 없네요.
전 지금 동생과 함께 모 시설에 있어요. 동생이 처음에는 너무 많이 울면서 엄마 아빠를 찾아 너무 속상했는데 이제는 학교도 잘 다니고 너무 꿋꿋해요. 그런데 추석이나 설이 다가오면 동생이 자꾸 축 쳐져요.
시설 엄마 아빠가 잘 해주시는데도 엄마가 보고싶어요.
“엄마는 우리 보기 싫어서 우리 버리고 간거야”라고 소리쳐도 소용없어요. 그래도 엄마가 보고싶다고 우네요.
지금도 우는 동생 내버려 두고 PC방에 왔어요. 우연히 원주투데이 홈페이지를 봤는데 시설에 찾아오는 사람이 없다는 기사가 눈에 띄네요.
그래요. 우리 시설에도 명절이라고 해도 사람 한명 오지 않아요. 오더라도 자기네들 생색내기식이에요.
저희들 우루루 불러다 놓고 기념 사진 찍는게 그 사람들의 목적인걸요. 그러고 얼마 있다보면 신문에 나와요. 정말 싫어요.
왜 우리가 그 사람들의 생색내기식 도구로 사용되야 하나요?
정말 가슴이 아파요.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오면 아이들이 막 도망가고 그래요.
사진 나가면 창피하고 왜 그사람들 도구로 사용되야 하냐면서요. 그래도 우리 시설이 어려우니까 어쩔 수 없이 나갈때도 있어요. 정말 정말 정말 부탁드리고 싶어요.
우리들은 돈이 필요한게 아니에요. 음 따뜻한 말 한마디가 100만원 보다 더 좋은걸요. 그렇지만 시설 운영비가 모자라 후원비도 무시못한데요. 명절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추석날이 되면 정말 죽고싶을 정도로 엄마 아빠가 그리워요. 아무도 이런 맘 모를꺼예요. 우리 시설 아이들은 추석 전날이 되면 이불속에서 다들 훌쩍거려요. 특히 저처럼 큰 후에 시설에 온 아이들은 더해요.
원주투데이 기자 아저씨들께 부탁드리고 싶어요. 시설에 생색내기 위해 사진 찍고 봉사하는 사람들 기사 실어주지 마세요. 그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희생이 돼야 할 필요는 없잖아요. 너무 잔인한 것 아닌가요.
자기네들이 왔다 가면 우리들에게 남는 건 상처와 아픔뿐인걸요. 꼭 부탁할께요. <시설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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