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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과 차별 ‘노년의 성(性)’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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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숙 소장 원주성폭력상담소
지난해 관내 65세 이상 노인 1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1%가 ‘멋진 이성을 보았을 때 성적흥분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지속적인 성관계를 유지하는 노인은 27%로 나타났다.
늙는다는 것은 태어날 때부터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현상이다.
이것은 우리사회의 노인문제나 노년기 현상이 노인들만의 일이 아니라 모두의 일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인구의 고령화는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현상이며, 우리나라의 경우 1980년대에는 고령인구가 전체인구의 3.9%에 불과했으나, 2000년말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수는 전체인구의 7%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14~1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고령화 사회의 급성장은 의학 기술의 발달과 영양, 보건위생, 건강관리의 변화, 소득수준의 영향등으로 가속화되었다.
노인의 생명연장과 더불어 노인이 노후의 삶을 보람있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족이나 배우자를 통한 애정충족과 정신적·육체적 건강, 경제적 안정, 말벗, 자기의 일, 쾌적한 환경등과 적당한 성적 생활이 필요함에 관심을 기울여야한다.
이는 단순히 성교나 생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친밀한 인간적 교류를 포함한 신체적 접촉에 의한 쾌락에 그치지 않고 특정한 개인에게 갖는 정서적인 경험으로 타인과의 상호 작용을 일컫는다.
본 상담소에서 2001년도 원주관내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135명을 대상으로 <노인의 성>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멋진 이성을 보았을 때 성적인 흥분을 느끼는가”라는 질문에 51%가 ‘그렇다’ 고 답했으며, 지속적인 성관계를 유지하는 노인은 27%로 나타났으며, 한 달에 1회 15% 한 달에 2~3회 5% 1주일에 1회도 3%로 나타났다.
이는 첫째, 성관계는 젊은이들의 일이지 나이 많은 노인들의 일이 아니라는 신체적 쇠퇴와 성욕 감퇴의 등식화된 사회적 편견을 뒤집는 사실이다.
노인의 성적 욕구가 쇠퇴한 탈 성적인 존재라는 부정적 심리가 사회적으로 지배적 규범이 되어 노인 스스로가 이에 동조하여 자신의 성적욕구및 성행위를 억압하였고, 이로 인해 노인이 지니고 있는 부정적 사고(나이 값도 못하고, 주책스럽게, 나잇살이나 먹어서)는 성적능력을 더욱 쇠퇴하였으며 노인 자신의 성적능력에 대한 자신감 상실이 심화됨에 따라 노인의 성생활 수행 동기를 약화시킨 것이다.
둘째, 노년의 성생활은 건강에 해로우며 장수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라는 왜곡된 편견과 미신에서 기인된 것이며, 갱년기 내지 폐경기의 성적능력 또는 섹슈얼리티 자체를 상실하는 무성의 인간이 되는 것으로 착각하게 하였다.
또, 여성의 경우 폐경기가 지나면서 성욕이 줄어드는 것이 아님에도 여성으로서의 본질을 잃는다는 잘못된 신념을 갖게되어 성을 멀어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연령 증가에 따라 성생활 빈도와 강도는 감소하지만, 여전히 성생활은 노년기 삶의 한 부분이며 신체의 노화와 장애에도 불구하고 성 기능은 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성 능력이 없어 성생활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편견임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자녀들의 나이 드신 부모님의 성을 잘 이해하지 않으려는 즉, 부모님이 성생활같이 ‘깨끗하지 않은’행위를 일체하지 않는 도덕적인 존재로 남아있기를 원하는 어린 시절의 미숙한 감정이 투사된 차별과 억압에서 벗어나야 한다.
신체적 쇠퇴기와 성욕감퇴의 등식화된 부정적 심리와 잘못된 통념으로 문제의 공개적 해결을 어렵게 했던 사회분위기를 전환하여 노인의 성이 차별과 억압 속에서 왜곡되지 않는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직시하여야 한다.
노년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는 사회전반의 노력과 긍정적 자아존중감을 갖고자하는 노인 스스로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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