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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희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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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 정 순 원주여성민우회 상임대표
매년 여성연합에서는 그 해의 주요한 여성계 이슈를 선정하여 <여성계 10대 뉴스>를 발표한다. 지난해 단연 첫 번째로 꼽힌 뉴스는 여성부 출범이었다. 그 외에도 모성보호비용의 사회분담화가 이루어져 출산휴가가 90일로 연장된 것, 호주제 위헌심판제청결정을 얻어 현재 헌법재판소에 계류중인 사건등 지난 한 해 동안 여성단체와 여성계의 활동상을 보여주는 다양한 사건들이 발표되었다. 그러나 제도와 현실은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정치분야의 여성진출은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한국여성의 위상은 유엔개발계획의 인간개발보고서에 나타난 지표를 통해 잘 나타난다. 교육성취도에 있어 174개국 중 30위, 인간개발지수에서는 31위이지만, 여성의 의회진출과 행정관리직에의 참여도등을 지표로 한 여성권한신장척도에서 70개국 중 63위에 그쳐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강원도에 여성기초의원은 단 한명도 없다. 제주, 경남, 충남, 전남을 포함해 전국 5개 광역권에 속한 기초의회에는 여성의원이 단 한명도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 국회·광역의회 여성의원 비율은 5.9%, 기초의회 여성의원 비율은 1.6%이다. 세계 평균 13.8%, 아시아 평균 15.1%에도 절대적으로 못 미치는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3년 가까이 여성단체에서 일을 하며 많은 여성들을 만났다.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 이혼 후에도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약물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여성, 사회 초년생으로 실습을 나갔다 갖은 폭언과 부당한 처사에 그만두고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취업할 엄두도 못내고 있던 실습여고생, 모성보호관련법을 개정하라는 집회 장소에도, 폐유를 방류한 미군기지는 사과하고 보상하라는 집회장소에도, 하다 못해 지역축제를 하는 행사장에도, 김치를 담가 불우한 이웃에게 나누어 주는 자리에도 항시 여성들이 있었다. 그러나 원주의 기초의원에 여성의원은 한 명도 없다. 광역의원중 여성의원은 한 명도 없다. 우리 사회 개혁 대상 제1호를 뽑으라면 이구동성으로 정치를 꼽을 것이다. 정치가 가장 부패한 영역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여성의 참여가 적었기 때문이라면 지나친 비약일까? 그러나 적어도 정치를 개혁하고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대안 세력은 ‘여성’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첫째, 여성은 부패하거나 변질 될 염려가 적기 때문이다.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로 혈연, 지연, 학연을 꼽는다. 보도 듣도 못한 사람인데 동창회보에서 찾아낸 전화번호 하나로 금방 영업대상이되는게 현실이다.
게다가 연령별 위계가 강한 우리 사회에서 한 집안 사람이라면 서열에 따라, 연령에 따라 위계가 정해지고 그렇지 않으면 후레자식이 되기 십상이다. 그러다 보니 원칙에서 벗어나 알아서 해결해 주고 알아서 길 수 밖에 없는 부패고리에 놓이게 되는 거다. 그런 면에서 우리사회에서 여성은 출가외인인데다 변변한 동창회 하나 없으니 구조적으로 덜 부패할 수 밖에 없는 처지.
둘째, 특히 기초의회는 여성의 생활이나 관심사와 너무나 밀접한 관계에 있으므로 여성은 누구나 잘 훈련된 전문가 일 수 밖에 없다. 최근 몇차례 원주시 의회를 방청한 경험이 있다. 문화관련 사업, 쓰레기 처리문제, 보육시설 문제, 청소년 사업, 노인복지문제, 특히 여성사업등 우리의 생활과 관련된 과제가 대부분이었다.
평소 쓰레기 분리수거 하고, 보행기를 끌고 다녀 보며 도로교통 문제를 절감하고, 애 키우면서 보육시설의 부족함에 분통 터뜨려 보고, 치매노인 때문에 일을 접어본 경험을 가졌던 우리 여성들이 지방의회에서 활동한다면 훨씬 더 나은 지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결혼한 여성이라면 누구나 적은 돈으로 한달의 살림, 일년의 살림, 그리고 노후대책에 이르기까지를 계획하고 절약하며 꾸려나가본 경험을 가지고 있다. 기초의회 활동이란 것도 사실 한해 시의 살림을 어떻게 꾸려 갈 것인가이고, 힘들더라도 이 돈은 줄여서 올 해의 중요하게 닥친일을 위해 쓸 줄 아는 여성의 경험이 발휘된다면 적자의 시살림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여성은 어릴 때부터 눈치밥을 먹어 버릇하고 남을 배려할 것과 희생을 강요당해 왔기 때문에 권력을 가졌다고 군림하고 투쟁하고 경쟁하기 보다는 봉사하고, 협력하고 배려 할 줄 아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여자라서 그렇지’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훨씬 더 많이 일하고, 훨씬 더 많이 노력한다는 것은 실제 여성의원이 남성의원에 비해 놀랄 정도로 활동량이 많다는 모니터 결과를 보면 안다.
여성은 생활의 대부분을 지역에서 보내고, 생활자로서 또한 소비자로서 다른 누구보다도 더 지역의 문제를 피부로 느끼고 절감할 뿐만 아니라 교육문제, 환경문제, 사회복지문제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지역을 만들어 가고 있다. 더욱이 기초의회는 정당정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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