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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물로 둔갑한 과속방지턱
2000년 08월 31일 (목)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
주택가 불법 시설물 산재, 기존시설 관리 미비
회사원 이모씨(33)는 지난주 태장2동 18통 주택가를 지나던 중 갑자기 나타난 과속방지턱에 배기가스 배출구 주변이 심하게 찌그러지는 피해를 입었다.
과속방지턱을 발견하지 못한 상태에서 뒷바퀴가 턱을 넘어 도로 바닥에 내려서는 순간 차량 뒷부분 밑바닥이 턱과 충돌해 생긴일이다.
이씨는 “시설 자체가 도색처리 조차 안돼 과속방지턱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며 “턱이 있는 줄 알았더라도 경사가 급해 정차한 뒤에 넘어야 피해를 입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색 지워져 차량 훼손 다발

건교부 ‘도로안전시설 설치및 관리지침’에 따르면 주택가 과속방지턱은 해당 공무원의 현장확인과 주민여론을 수렴해 설치하게 된다.
이때 과속방지턱의 높이는 10cm를 넘을 수 없으며 완만한 경사도를 확보하기 위해 종단 너비는 최소 1m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25일 주택단지내 도로가 발달돼 있는 우산동 일대를 확인한 결과 관련규정에 따라 설치된 과속방지턱 대신 주민들이 임의로 설치한 불법 방지턱이 곳곳에 산재해 있었다.
실제 우산동 3통 5반 지역에는 50m도 채 안되는 거리에 4개의 불법 과속방지턱이 설치돼 야간 운전자들의 위협요소로 둔갑한 상태다.
이들 불법 과속방지턱의 문제는 노란색과 하얀색의 반사성 도료를 이용한 경고성 도색이 안돼있는데다 시설 전방에 교통안전표지도 없다. 여기에 시설 규모도 제각각이어서 과속운전 방지에 앞서 차량파손등 선의의 피해를 입히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주민들 임의로 방지턱 설치

한 교통전문가는 “설치자 대부분이 골목길 과속차량으로부터 보행자를 보호하려는 주민들이지만 과속방지턱 설치 절차를 몰라 임의로 불법 시설물을 설치하고 있다”며 “시와 동사무소가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 불법시설 철거와 함께 과속방지턱 설치에 대한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과속방지턱을 쓸모없는 장애물로 둔갑한 데는 원주시의 미비한 관리상태도 한 몫을 한다.
시가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우산초교앞 도로에는 2개의 과속방지턱이 설치돼 있다.
과속방지턱 전방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속도제한표지와 과속방지턱 표지, 서행표지등을 순차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우산초교앞 도로의 경우 주택가로 둘러싸인 주변 여건상 과속방지턱 표지가 설치됐지만 표지판이 주택가를 향하고 있어 제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다.
주택단지내 도로상에 설치한 과속방지턱은 도색이 벗겨져 야간에 운전자가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도 다반사.
태장동 한일주유소 삼거리에서 장미연립을 잇는 도로에는 3개의 과속방지턱이 있지만 도색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초행길 운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갑자기 나타난 과속방지턱에 급정지를 하다가 뒷차와 접촉사고 직전까지 이르렀다는 반곡관설동 한모씨(28)는 “도로 진입전 예고표지를 봤지만 과속방지턱을 발견하지 못해 속도를 제때 줄이지 못했다”며 “시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준다면 과속방지턱 때문에 운전자들이 사고위험에 직면하는 사례는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충로 확포장과 관련해 봉평교 부근 둔치상에 마련된 임시 우회도로와 현충로 연결지점에는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과속방지턱이 있다.
그러나 과속방지턱 도색상태가 불량하고 종단이 2.3m에서 2.8m까지 불규칙한데다 경사도마저 일정하지 않다. 여기에 편도 2차로 상에 설치된 애매한 위치는 운전자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2차로를 주행하는 운전자들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높은 턱을 그대로 넘게되고 우회도로로 진입하는 차량의 경우 차체가 손상되는 피해도 이따금씩 발생한다.

과속방지턱 사고, 지자체 배상책임

봉산동 최모씨(34)는 “제대로 관리를 못하겠으면 폐쇄를 하던지, 무성의한 원주시의 관리로 인해 시민이 피해를 입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96년 수원지법 민사합의 7부는 도로의 과속방지턱으로 인해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면 과속방지턱 설치자에게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차량의 과속을 막기위해 설치하는 과속방지턱은 경사나 형태를 완만하게 만들거나 최소한 안내표지판을 설치해야 한다’며 규정에 따른 시설 설치를 강조한 바 있다.
원주경찰서 교통규제심의회 관계자는 “아직까지 관내에서는 잘못된 과속방지턱으로 인한 피해자들이 집단 민원을 제기하는 사례가 없었지만 앞으로 대형사고가 발생해 법적대응에 나선다면 원주시는 피해액의 일부를 지급해야 하는 사태에 이를 수도 있다”며 “교통시설이 본래 목적에 맞게 사용되도록 관계기관의 지속적인 유지관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jmpark@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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