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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회? 수도자? 살레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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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석 연 수녀
(강원도청소년자원봉사센터사무국장)
수도자가 된 후 사람들과 만남에서 많이 받는 질문 베스트를 꼽으라면 단연코 “수녀는 결혼 안 하지요?”가 1위이고 “왜 수녀가 되었느냐?” 2위, “가족들의 반대가 없었느냐?” 3위. “내가 아는 사람도 수녀원엘 갔는데 그 사람 아요?” 또는 “어딨소?”가 4위, 질문 5는 “어느 성당에서 사요?” 이다.
질문 1 :은 “예”，질문 2, 3은 개인차에 따라 다르고, 질문 4의 답은 좀 길고, 대부분 성당에 안 사는 살레시오 수녀들에게 질문 5의 답은 더 길다. 그래서 ‘지혜의 샘’ 자리에 어울리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질문 4와 5의 답을 이 자리를 빌어 간략하게 답하고자 한다.
질문 4의 답:수도회는 크게 관상 수도회와 활동 수도회로 나눠어진다. 관상 수도회는 대부분 한 번 들어가면 죽어서까지도 수도회 안에 묻히는 곳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외부와 차단된 곳이다. 관상수도회의 수도자들은 기도와 묵상의 큰 힘으로 세상을 떠받치는 든든한 기둥의 역할을 한다.
또 한편 활동 수도회의 수도자들은 세상 속에서 세상과 더불어 가장 필요한 곳에 직접 뛰어드는 삶을 산다. 한국에 정식 등록된 여자 수도회는 약 80 여 개로 알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훨씬 많다. 이렇게 많은 수도회마다 수도복 색, 모양과 하는 일이 각기 다르다.
마치 학교들이 같은 과정을 거치지만 교복, 교훈, 교목등이 다르고, 가정마다 가훈이 다른 것처럼 수도회도 처음 만든 창립자의 정신에 따라서 하는 일이 다르다. 수도회의 선택은 남·녀 두 사람의 마음이 맞아 결혼하는 것처럼 수도회의 정신(카리스마)과 수도생활 지원자가 맞아야 한다.
이렇게 활동 수도회는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서 팔, 다리, 머리, 눈등의 지체 역할을 나누어 한다. 그런 연유로 질문 4에 대한 답은 개인적으로 잘 아는 수녀이기 이전에는 항상 “모르는데요” 이다.
질문 5의 답:필자가 속한 살레시오 수녀들은 청소년들과 산다. 가톨릭 신자, 비신자를 떠나 청소년들이 있는 곳, 청소년들이 필요로 하는 일터에 있다.
살레시오 수녀들은 창립자 요한 보스꼬 신부님의 예방교육 정신에 따라 청소년들이 죄가 되지 않는 한 최대한 기쁘게 살 수 있도록 온갖 머리를 짜낸다.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것을 먼저 좋아해야만 그들과 이야기 공통분모가 생기기에 쿵쾅거리는 락음악과 최신가요를 배우려고 이어폰을 꽂고 흥얼거린다.
나이와 세대 차를 넘어서 상처도 불사하면서 키가 한, 두 뼘도 더 큰 남자아이들과의 농구 시합에 땀방울을 흘린다. 청소년 축제에 초청 받아 노래와 춤까지도 선보이는 살레시오 수녀 밴드는 가톨릭에서 제법 알려진 밴드팀이다. 그러나 그런 외적인 것보다도 ‘살레시안’이라고 불리는 수녀들은 “요즘 애들은 …” 소리를 안 하기 위하여 노력한다. 왜냐하면 창립자 요한 보스꼬 신부님 말씀처럼 ‘살레시안들은 공부, 일, 먹는 것, 자는 것, 목숨까지도 청소년들의 것’이기 때문이다.
살레시안들이 바라는 것은 오직 한 가지다. 청소년, 그들 각자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사랑하는 삶을 살도록 동반하는 것.
그것이 살레시안의 존재 이유이다. 모든 수도자들이 그렇듯이 나 역시 갈등은 있을지언정 수도자의 삶에, 그 중에서도 청소년들과 사는 살레시안의 삶에 후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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