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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호 특별기고] 언론개혁과 지역언론
2001년 07월 23일 (월)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
성 유 보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



누구를 위한 언론자유인가?


최근 중앙 23개 언론사에 대한 일제 세무조사를 둘러싸고 스스로를 ‘빅3’ 언론사라고 자처하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를 중심으로 한 일부 언론들이 ‘언론탄압’이라고 대대적으로 맞서고 있다.

필자는 이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은 개인적 견해를 가지고 있다.


첫째, 민주주의 사회에서 납세의 의무에 어떠한 특혜가 있어서는 안된다.
어떠한 언론사에게도 ‘탈세의 권리와 자유’는 없다.


둘째, 만약 현 정권이 언론사 세무조사를 혹시라도 비판적 언론사에 대한 억압과 재갈물리기에 악용하려 한다면, 그것은 온 국민이 용납할 수 없다.


셋째, ‘빅3’ 언론사는 자신들에 대한 세무조사가 언론탄압을 위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려면 세무조사 자체를 언론탄압이라고 강변할 것이 아니라 세금 추징에서 무엇이 부당한 적용인지, 다른 언론사와 어떻게 차별적·보복적 편파조사를 받고 있는지를 구체적 증거로써 증명해 내야 한다.


국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구독을 강요하는 것이 언론자유인가? 기업체들에게 신문 광고 게재를 강요하고 행패 부리는 것이 언론자유인가?



한국언론, 민주주의의 미숙아


민주주의 사회, 민주적 시민사회에서 국민들이 언론자유를 지켜주고 권력이나 금력의 언론탄압에 대해 언론사나 언론인과 함께 맞서주는 것은 그 언론이 민주주의에 충실하고 국민의 눈과 귀가 되고 국민들에게 진실되고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언론일 경우에 한한다.


역사적으로 민주주의는 전제군주 타도론에서 출발하였다.
그러나 전제군주 시대에는 전제군주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전제군주를 신성 불가침한 존재로 찬양한 ‘궁정언론’이 존재하였다.


민주적 국민이 그러한 봉건주의 언론도 보호해 줘야 하는가?

이점에 비추어보면 한국의 언론들은 아직도 대부분 ‘민주주의의 미숙아’들이다.

교육개혁운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전교조 교사들을 ‘홍위병’으로 몰고 싶어하는 언론, 노동운동을 불법, 폭력으로 몰고 싶어하는 언론, 심지어 남북화해를 기도한다고 해서 가톨릭 사제들까지 친북·좌익 성향으로 몰고 싶어하는 언론이 어떻게 민주적 언론인가?


우리 국민들은 이제 ‘언론의 자유’를 위해 언론사나 언론인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해 싸우기 위해서는 그에 앞서 언론사나 언론인들이 ‘국민의,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언론’으로 새롭게 태어나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적 다원사회와 지역언론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들의 목소리는 결코 늘 한 목소리가 아니다. 항상 서로 수많은 다른 목소리들이 자기 주장을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라는 용광로에 함께 수용되는 것은 국민들이 자기와 다른 목소리를 존중하고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의견들을 조율해 나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견지에서 보면 사회의 다양한 분야의 목소리, 그리고 지역사회의 목소리의 다양성은 민주주의의 핵심요소이다.
수십개의 전국적 일간지가 천편일률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이 민주적 다원사회가 아니라 주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아내는 지역신문들이 골고루 발전하는 것이 풀뿌리 민주주의에서 더 중요한 것이다.


이때 진정한 지역 언론이란, 마찬가지로 ‘민주주의의 미숙아’여서는 결코 안된다.

구독을 강요하거나 광고를 강요하는 지역신문이 있다면, 그러한 언론 또한 지역 주민들이 보호해줄 가치가 없다. 지역주민과 함께 울고 웃고 숨쉬는 주민신문들이 전국 방방골골에 골고루 뿌리내리고 성장해 갈 때, 그때쯤이 ‘언론개혁’이라는 구호가 이땅에서 사라질 때가 아닐까!

‘원주 투데이’ 지령 500호를 축하하며 더 한층의 발전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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