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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살만한 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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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난해 연말 분위기와 비교하면 올 연말은 대조적이다. 지난해는 20세기를 마무리하는 각종 행사와 이벤트가 줄을 잇고 21세기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IMF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뉴스들도 위축됐던 가슴을 펴게 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되살아 나는듯 했던 경기가 다시 얼어 붙은데 대한 좌절과 상실감으로 새해에 대한 기대감 조차 갖지 못할 만큼 침울한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드리워져 있다.
주위를 둘러봐도 희망을 가질만한 뉴스는 들리지 않는다.
대망의 2000년이 이렇게 마무리 되고 있는 것이다.
국가적인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지난 한해 원주시도 그리 밝지는 못했다.
장기적인 지역경기 침체가 전반적인 지역사회 분위기를 짓누른데다 시정을 이끌어 가는 원주시도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주진 못했다.
특히 시청사 이전 문제로 불거진 지역 갈등은 지난 1년내내 시정운영에 부정적 이미지를 끼쳤고 끝내 개운치 못한 뒷맛을 남긴채 해를 넘기고 있다.
시의회와 집행부간의 힘겨루기도 원인이야 어디있든 시민들을 짜증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지방자치의 양 수레바퀴로 일컬어지는 양집단이 마주보고 달려가는 기관차 같은 양상으로 치달아 시민들을 불안하게 했다.
재래시장 활성화 문제는 지난 한해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시민들은 상인들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에 가슴 아파하면서도 상인들의 자구노력 부족이라는 풀리지 않는 과제를 던져 준 채 내년을 맞게 됐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 이미지와는 반대로 나름대로 결실을 얻은 부분도 적지 않았다.
호저면에 반딧불이가 돌아오는등 생태계가 복원되는 조짐이 여러 곳에서 나타난 것은 그나마 위안을 안겨줬다. 환경불감증으로 생태계 파괴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섬강에 ‘게’가 나타나고 ‘재첩’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원주지역 환경이 아직은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
불우한 이웃들을 돕는 손길들이 끊이지 않았던 것도 우리 사회가 아직은 살만한 사회라는 희망을 갖게 했다.
또한 원주 출신들이 정부 요직에 발탁됐다는 뉴스나 스포츠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는 뉴스들도 메마른 시민들의 마음을 달래줬다.
결국 지난 한해는 시민들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시민들을 편안하게 해줘야 할 공무원과 정치인들은 오히려 시민들을 불편하게 하고 답답하게 만들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시민의 세금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평범한 소시민들이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정치가 무엇인지 다시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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