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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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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설
원주시가 지난달말 원주시보를 통해 시장 판공비를 공개했다.
알려진 바로는 판공비 공개 여부를 놓고 내부에서 논란이 있었던 것 같다. 일부에서는 공개할 경우 득보다는 실이 많다며 반대 입장을 보였으나 한상철 시장이 공개를 지시했다고 한다. 원주시의 판공비 공개는 서울시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공개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나름대로 의미는 있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자세한 내역없이 총액만 공개한 것이어서 시민단체들이 단체장의 판공비 공개를 요구한 근본적인 취지를 만족시켜 주지 못했으며, 단지 선거공약을 실천했다는 생식내기에 불과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자치단체장의 판공비 공개는 납세자들이 예산집행의 합법성과 적정성을 검증할 권리 차원에서 시민단체들이 끈질기게 요구해 온 문제이다.
특히 행정정보공개에도 시행 이후 전국적인 이슈로 떠올라 논란이 되어 왔으나 지금까지 단체장들이 공개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법원이 시민단체들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공개해야 한다고 판결한바 있어 판공비 공개는 사실상 자치단체의 선택사항이 아니다. 다만 전국시장군수 구청장 협의회가 지난해 말 판공비를 공개하되 그 시기는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로 하고 공개기준을 행정자치부와 협의해 통일하기로 결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다.
판공비 공개가 이렇듯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대표적인 낭비성 예산으로 지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원주시가 올해 시장 판공비로 책정한 예산은 2억2천여만원 정도로 연말까지 30% 절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는 1천500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비용이며 이중 대부분이 식비나 접대비로 지출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시민단체들이 판공비 사용내역의 공개에 집착하는 것도 이러한 부분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공개할 경우 30% 정도 절감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럼에도 단체장이 공개를 꺼리는 이유는 공개할 경우 사용처를 놓고 논란이 일것이 뻔한데다 중앙부처 공무원에 대한 로비 비용등 노출하고 싶지 않은 부분까지 알려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
또한 적지 않은 부분이 언론과의 관계유지 비용등 일반시민의 상식으로는 납득할 수 없는 것이어서 고민이 있다.
하지만 행정의 투명성 확보는 당장은 아픔이 있을지 몰라도 궁극적으로는 민주주의 발전과 행정의 효율성이 제고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는 말이 있다. 원주시는 타자치단체는 안하는데 우리가 먼저할 필요가 있느냐는 소극적 태도에서 벗어나 과감히 내용까지 공개하는 적극성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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