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원주투데이포털 | 6.4지방선거 맛집캘린더
 
  최종편집 : 2015.6.1 월
   
> 뉴스 > 읍면동 | 교단칼럼
     
사람이 사람한테서 느끼는 영양
2004년 12월 06일 (월) . .
김정자(횡성초교 교사)

6학년인데도 1학년처럼 줄을 세워서 가야하는 곳이 있다. 아이들이 하루 중 제일 기다리며 가고 싶어하는 곳 급식실이다. 아이들이 수런대는 소리와 수저가 식판에 부딪는 소리를 어김없이 들어야하는 이곳에는 언제부터인가 환한 기운이 돌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신토불이- 우리 음식을 먹어 건강한 생활을 합시다> 라든가 <급식 할 때의 예절> <영양 피라미드> 같은 게시물이 붙어 있어 내 차례를 기다리는 시간을 지루하게 만들지는 않았다. 아이들의 눈에도 그것은 어김없이 읽혀질 것이고 그리고 조금은 늘 영양섭취에 대해서 조금씩은 상식이 늘어 갈 목적을 다 하고 있는 셈이다. 영양사 선생님이 처음 오시던 날 점심시간 우연히 이미 붙여진 액자가 기울어져 보여 바로 세웠더니 얼른 내 곁에 오시더니 “미안해요 미쳐 보지 못했어요!” 하셨다. 아이들이 줄을 서 있으면서 만져서 그리된 것이 분명한데 마치 비뚤어진 그 액자가 자신의 탓인 것처럼 말씀하신 선생님한테서 난 다른 의미를 발견했다. 그 후부터는 급식에 한해서는 뭔가 영양적인 것이 피부로 와 닿을 거란 생각도 함께 했다.
“오늘 먹은 김에 소금이 너무 굵었지요? 다음엔 소금을 좀 구워서 갈아 김을 재워야겠어요” “된장국 맛이 어때요? 끓이는 방법을 좀 달리해서 해 봤는데 전에 거랑 맛이 좀 틀릴텐데 어땠어요?”
젊은 영양사 선생님은 선생님들한테도 스스럼없이 생활에 자문을 구하듯 하는 심정으로 여러 가지를 묻곤 하셨다. 혹 어느 선생님이 바쁘신 관계로 식사를 하러 오지 못할 경우에도 그냥 지나치는 게 아니라 무슨 일인지 왜 못 오시는지 체크하시곤 했다. 이렇게 정성을 기울이시는  선생님 자체가 영양이였다.
급식을 하는 5일 중 수요일 하루는 이름하여 <수·다 ·날>이다.
수요일은 남기지 않고 다 먹자 라는 의미에서 만든 날이라 들었다.
더러는 아침을 먹지 않고 오는 아이들이 있는지라 배식 되는 음식을 하나 남기지 않고 먹을 것 같은데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단촐한 식구끼리 한눈에 보이는 장소에서의 식사 습관은 두 세 개 학년이 함께 식사를 해야하는 공동 장소에서와 판이하게 달라진다.
내가 먹고 싶은 것과 먹기 싫은 것이 확실히 구분이 된다. 그래서 먹지 않고 남기려는 아이들이 많아 끝까지 자리를 뜨지 못하는 선생님들도 많다. 너희들이 맛이 없고 있고를 구분하는 것도 이해는 가지만 하루에 한끼만이라도 영양식을 하는 것도 행복한 줄 알라는 얘기를 하지만 아이들은 아직은 그것을 이해하려 들지는 않는다. 그럴수록 밥 먹는 아이들의 숲을 다니며 표정을 살피는 영양사 선생님은 아이들의 의견도 듣는다.

“떡볶이가 너무 매웠지? 이번에 고추장은 유난히 맵지 뭐야. 다음엔 맵지 않도록 다른 것을 섞어 맛을 내 볼께” “멸치 콩 튀김이 이상했니? 그래도 영양 만점인데” 일주일 내내 고기 반찬을 선호하는 아이들 얘기를 듣고는 푸짐한 생 야채가 올라오는 날이면 나는 정말 영양을 얻은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래 영양사 선생님 뿐만 아니라 학교선생님들은 요구 사항을 잘 들어 주는 너희들 엄마의 몫보다 어쩌면 더 큰 몫을 하는 사람임을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아니 자신 아닌 모든 사람은 다 자신에게 영양을 주는 사람들임에는 틀림이 없다. 단 상대의 그것을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이느냐가 문제인 것이다.
<오늘 장국에 들어간 버섯은 학교 뒤뜰에서 여러분들이 가꾼 버섯입니다>
일주일 식단표 밑에 이런 글귀는 먹는 사람을 신나게 했다.
<음식을 남기지 말고 잘 먹었습니다란 말을 남기자 > 라는 표어가 참 인상적이란 생각을 하며 오늘 식단은 뭐였지 라는 아이들과 같은 기대를 해 본다. 말 한마디 표정 하나 마음 씀씀이가 누구에게든 실로 영양 있는 사람이 되어 보려 한다.
.의 다른기사 보기  
ⓒ 원주투데이(http://news1042.ndsoft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김정자
기획특집: 시민의 발 시내버스, 인구
사건사고 브리핑
귀래 사랑의집 48년 악연 끊었다
4월 원주지역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제16회 장미축제…축하공연·체험행사
행구동 아파트 거래현황…현대아파트 3
제11회 청소년축제 성황
원주천에서 수달 서식 목격
(주)인성메디칼 원주 이전 지역주민
원주문화재단, 누구를 위해 존재하나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강원도 원주시 서원대로 158 5층(단계동)  |  대표이사 오원집  |  Tel : 033)744-7114 / Fax : 033)747-9914
발행인: 심형규  |  편집인: 오원집  |  등록년월일: 2012년 4월 9일  |  등록번호: 강원 아 00125  |  사업자등록번호: 224-81-11892
Copyright 2009 원주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jtoday1@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