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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의미 있는 말
2004년 04월 06일 (화)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
김정자
횡성초교 교사


“고맙습니다”


나는 이 말을 하루에도 수없이 한다. 상대가 윗 사람일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나에게 심부름을 온 아이나 내가 심부름을 시키면서 하는 말이다. 정말 어느 순간부터 습관처럼 나오는 말이 되어버렸다.


지금부터 20년도 더 되는, 어느 시골 학교에 있을 때였다. 아이들을 하교시킨 뒤 교무실에서 서류정리를 하다가 연필이 필요해서 가까운 교실을 찾았다. 마침 한 아이가 남아 있어 그 아이에게 연필을 쉽게 빌릴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연필을 돌려주기 위해 그 아이를 찾았다.


그 아이는 연필을 건네 받으며 내게 “고맙습니다” 라는 말을 했다.


그 말은 내가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되물었더니 안 돌려 주셔도 암말 못하는데 이렇게 돌려 주셨으니 고맙지 않느냐고 또박또박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런 상황을 여러 장면에서 생각했다. 맞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서로들 얼마나 많은 고마운 상황에서 지내는지 모른다. 어머니 사랑, 스승님의 정성, 소방서 아저씨, 경찰아저씨 등등 이런 수고의 고마움이 아니더라도 구석구석 너무 많다. 그래도 우리는 고맙다는 말을 표현하는데 인색했다.


이런 일도 있었다. 집에 가는 아이에게 가는 길에 운동장에 계시는 한 선생님께 전해드리고 가면 된다고 어떤 메시지를 전했는데 한참 뒤에 전해 드리고 그냥 집에 갔겠거니 했다. 그런데 그 아이가 도로 와서는 메시지를 전할 그 선생님이 안 보여 그래서 전하지 못했노라고 얘기하러 3층이나 되는 교실에 올라와 얘기 해 주는 것이다. 일의 끝을 확실하게 할 이유가 충분히 있음을 그때 비로소 느꼈다. 그때도 나는 아이들에게 심부름을 다녀온 후엔 ‘다녀왔습니다’ 라는 말과 함께 그 상황을 얘기 하게 했다.


또한 나도 심부름 한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고마워’ 이 말을 하게 되었다.


이처럼 아이들에게 배울 것이 한 두 가지 생길 때마다 참 싱그럽다는 생각을 한다. 정말 신선하고 그건 아침 공기를 쭉 들이마시는 느낌이다.


스스로 고개가 숙여지는 겸손도 생긴다. 6학년 졸업식장을 꾸미던 어느 학교에서는 교장선생님께서 ‘축 졸업’ 이 말보다 ‘오로지 고마움을 챙기는 날’이라고 쓰게 하신 적이 있다. 정말 마음에 드는 말이다. 그동안 모든 가르침을 주신 스승과 온갖 뒷받침을 주신 부모님과 학교 환경, 그동안에 오고 갔던 마음들, 거기에다 아이들 마음까지 서로에게 아낌없는 고마움을 챙기는 날이니 슬픈 날이기보다 기쁜 날임에 틀림없지 않겠는가!


나는 오늘도 심부름으로 서류를 건네주는 아이들에게 깍듯이 ‘고맙습니다’ 라는 말을 했다. 그래서 교실 안은 더 신선한 공기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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