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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알’들의 ‘얼’속에 ‘짱’으로 임 하시옵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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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기
원주고 교사
한(恨)겨레- 가냘픈 여성 명사였다. 한(恨)겨레의 현대사는 눈물로 배 띄운 사연이다. 허리 잘린 한(恨)겨레 산하, 목 메이게 쓰다듬으며 채운 팔십 성상(星霜) 나의 숙부님, 빙부님께선 6.25당시 고귀한 피를 흘리셔서 풍전등화와 같은 조국을 구하셨다. 오늘 번영된 우리나라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일익을 담당하셨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생, 사의 기로에서 처절한 전투경험을 겪으신 분들 중에 일부 어른들은 북한에 대한 맹목적인 증오심만을 확대재생산하여 독재정권의 영구집권을 위한 시나리오에 불과한 그릇된 이데올르기를 무비판적으로 신봉하여, 민중이 역사의 주체가 되려는 민주화 운동을 불온시하고 민족화해를 통한 평화통일 운동을 냉소적으로 대하고 부패한 수구세력의 정권안보 역할을 애국으로 착각하며 살아오신 여생들이 정말 안타깝다. (물론 위의 두 분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은 아니다.)
학교를 병영화하여 ‘임석상관’에 대하여 ‘받들어 총’구령에 원기왕성하게 ‘충성’을 외치며 미 해군가, 쌍두독수리, 성조기여 영원하라, 아메리칸 패트롤(미국을 따르라) 등의 미군가를 연주하는 밴드의 큰 북소리에 왼발, 왼발, 왼발을 필사적으로 맞추어야만 송골매 눈빛 같은 교련코치의 몽둥이를 피할 수 있었던 고교시절을 보낸 필자는 졸업과 입학 신학기를 맞으며 ‘얼짱’에 미쳐가는 세상에서 정답을 찾는다.
‘40세가 지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한다. ‘얼굴’은 ‘얼’의 꼴이다. 얼은 무엇이냐? 넋, 철학(신념, 가치관), 윤리, 교양, 지식 등의 형이상학적인 정신문화가 아닌가? 그렇다. 이 시대의 정답이시며, ‘얼’의 ‘짱’은 바로 ‘당신’이었습니다.
76년 명동성당 민주구국선언으로 구속되신 후 3.1사건 법정에서 “윤동주와 장준하가 못 다한 일 하고파 이렇게나마 나섰노라”며 어릴 때 동무, 젊은 날의 동지에게 당신의 뜻 밝히시던 모습, 87년 애국학생 이한열군의 장례식에서 민주와 통일을 외치다가 먼저 가신 40여분의 거룩한 영령들을 목 메이게 부르시던 당신의 모습은 “지금 눈 나리고 /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 백마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 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 /고 말씀하신 이육사님의 시「광야」의 초인같이 눈부셨었다.
우리학교 구성원들은 ‘명문 원고’의 자긍심에 대한 강조를 자주 한다. 학생들의 학습태도, 학업 성취도, 선·후배들의 긴밀한 유대관계유지 등등 과연 명문으로서 몇 가지 조건들은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새 학년으로 진급, 졸업, 입학의 시기에 학생들에게 ‘성형미인과 화장기교의 마술(魔術)에 속지 말고 진정한 ‘얼’의 ‘짱’이 되는 공부를 해라.’ ‘그래서 졸업 후 어떤 자리에 있느냐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거들먹거리지 말고, 어떻게 사느냐에 참된 의미를 부여하라’고 당부하면서 정답을 공개한다.
‘우리학교의 진정한 ‘얼’의 ‘짱’은 바로 ‘나’의 ‘님’들이신 여러분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아닙니다. 지금은 옹골찬 ‘씨알’일뿐입니다.
“늦봄 문익환 목사님! 이 옹골찬 ‘씨알’들의 ‘얼’속에 ‘짱’으로 임하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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