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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 파는 남자
2003년 12월 29일 (월)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
시의향기


갈치 파는 남자


김종호


('92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



그늘도 없는 저자 거리


따스한 체온의 갈치들을 다독거리며


탈진의 고비마다 당금질하듯 눈물을


뿌린다


명인을 버려내는 장인이 그러하듯이


미처 지우지 못한 죄가 나에게 있었던가


숨진 상처위로 스며드는 햇빛의 떨림


마음 짠해서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흥정하는 사람들 옆을 바삐 지나갈 때


온몸을 휘감아 오던 따뜻함이여!


때로는 부끄러움도 신명으로


살아나는지


묵묵히 땡볕에 서서


속절없이 칼을 휘두르다가


가끔씩 허공에 흩어진 눈물을


거두어 들인다


투명하게 부서져 내리는 몇 올의


햇살까지.


● 감 상


시인 이 영 춘


(전 원주여고 교장)


따스함과 차가움의 대비! 분명 죽은 갈치는 차갑고 싸늘하다.


살아있는 활어장 갈치라도 어장은 늘 싸늘한 냉기가 돈다.


이른 새벽 부둣가 공판장엘 나가본 사람은 안다. 얼마나 춥고 싸늘한가-….


그럼에도 시인의 따스한 눈과 정은 그들에게 무슨 죄라도 지은 듯이 부끄럽고 따뜻한 온기로 다가서고 있다.


그동안 많은 독자들께서 ‘시의향기’를 함께 감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1월부터는 고진하 시인께서 맡아주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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