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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아이, 우리 아이들!
2002년 08월 27일 (화)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
시인 이 영 춘

(원주여자고등학교 교장)

·원주여고 졸업

·경희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1976년 제19회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으로 등단 / 제3회 윤동주 문학상

·제29회 강원도 문화상(문학부문 1987)
·제10회 경희 문학상(1993)수상

·제6회 춘천 시민상(1999)문화 예술부문
수상

·시집 《종점에서》, 《시지포스의 돌》, 《귀 하
나만 열어놓고》, 《네 살던날의 흔적》, 《점하
나로 남기고 싶다》, 《그대에게로 가는 편지》,
《난 자꾸 눈물이 난다》, 현대시 CD-ROM
시집 《슬픈 도시락》

·수필집 《그래도 사랑이여》 상재 / 현 한림산
업정보대학 출강




우리 어른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라도
자녀에게 정성스럽게 대하는 것이 진정한 가정교육


몇 년 전 강의 시간에 ‘맹자의 사상’을 가르치다가 뜻하지 않게 나는 내 아이들에게 잘못한 것들이 떠올라 마음이 아팠던 적이 있다.
그 내용이란 이런 것이다. 맹자의 사상 중 수오지심(羞惡之心)에서 그는 이런 실례를 들었다.


“며칠 굶은 거지가 뉘 집에 밥을 빌러 갔다. 주인이 마치 개 밥 주듯이 옜다! 먹어라! 하고 던져 주면 그 거지는 후에는 굶어 죽는 한이 있더라도 받아먹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것을 그는 수오지심이라 하여 의지단(義之端)이라고 하였다. 端(단)이란 말은 끝이란 뜻이다. 거지가 밥을 빌다가 당한 모욕은 모두 사람의 仁(인), 義(의)의 본성이 밖으로 표출된 것이다. 특히 義(의)의 端(단)인 羞惡(수오)에 있어서는 ‘나’와 ‘남’이 엄격히 대립이 되면서 ‘나’의 독자적 인격이 주장되는 것을 알 수 있다라는 내용이었다.


이런 것을 가르치면서 나는 내 아이에게 잘못한 것이 느껴져 가슴 아팠던 것은 아이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였다. 아침에 막 출근을 하려고 현관문을 나서는데 돈을 달라는 것이다.


미처 준비해 놓은 것이 없기도 했었겠지만 아무튼 그리 많지는 않은 돈이었는데 나는 마구 짜증을 내면서 돈을 꺼내 아이가 내미는 두 손 아래로 홱 집어 던졌다. 아이는 항상 무엇을 받을 때면 두 손으로 공손히 받는 습관이 잘 길들어져 있었다. 그런 아이에게 나는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른 채 부랴부랴 출근을 했다. 그런데 그 잘못을 남을 가르치면서 오늘에야 깨달은 것이다.


강의가 끝나자 쉬는 시간에 급히 밖에 나가 서울에 있는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가 그 때 언젠가 너에게 돈을 줄 때 너무 잘못한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파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아이는 까마득히 그런 사실을 잊고 있었다.


“엄마는 별 걸 다 기억하신다”면서 오히려 나를 위로했다. 순간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나는 아이들에게 어버이라는 권위로 얼마나 많은 잘못을 저지르면서 사는가를 되돌아보았다.
친자식이니까 그것을 잊고 있었겠지만 그 상대가 ‘남’이라면 나는 그 상대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었겠는가?


지금 우리 아이들은 밤낮없이 공부에 매달려 자기의 진로에 한 발 한 발 다가가고 있다. 그 모습이 애처롭다 못해 측은하기까지 하다.
어떤 부모는 “고3을 두고 보니 문지방 하나 넘을 때도 조심스럽다”고 했다. 집집마다 자녀를 키우는 방법은 다 다르겠지만 “정성은 곧 사랑이라”고 했다.


우리 어른들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 하나라도 자녀에게 정성스럽게 대해 주는 것이 진정한 가정교육이며 산 교육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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