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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상징, 장미꽃
2002년 06월 20일 (목)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
·원주여고 졸업

·경희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1976년 제19회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으로 등단

·제3회 윤동주 문학상

·제29회 강원도 문화상(문학부문 1987)

·제10회 경희 문학상(1993)수상

·제6회 춘천 시민상(1999)문화 예술
부문 수상

·시집 《종점에서》, 《시지포스의 돌》,
《귀 하나만 열어놓고》,
《네 살던날의
흔적》, 《점하나로 남기고 싶다》, 《그대
에게로 가는 편지》,
《난 자꾸 눈물이 난다》,
현대시 CD-ROM 시집《슬픈 도시락》

·수필집 《그래도 사랑이여》 상재

·현 한림산업정보대학 출강





지고한 사랑을 실천하는 ‘살아있는 장미’가 원주에
활짝 핀다면 한층 더 아름다운 도시가 될 것이다.

인색한 향수장수의 딸 로사는 정원수 바틀레이와 사랑에 빠졌다.
바틀레이는 매일아침 정원에서 향수를 따다가 로사에게 바쳤다. 로사의 향수 항아리가 가득 채워질 무렵 바틀레이는 전쟁터에 나가게 되었다.

전쟁이 끝나고 마을 청년들이 다 돌아오는데도 바틀레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사랑하는 사람의 유해를 받았다. 슬픔에 젖은 로사는 사랑하는 사람의 유해에 향수를 뿌리며 눈물을 흘렸다. 인색한 아버지는 노발대발, 향수 항아리에 불을 질렀다.
향수항아리와 함께 로사는 불길에 타서 재가 되고 말았다. 그 영혼으로 피어난 것이 “장미꽃”이라는 전설이 있다.

5월은 장미의 계절이다. 집집마다 하얀 울타리 너머로 장미꽃이 줄줄이 늘어져 있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유독 그 아름다움 뒤에 숨어 있는 가시가 상징하는 의미가 또한 대단하다.


가시를 지닌 아름다움, 그것이 장미의 매력이다. 콕콕 찌르는 맛, 그것을 일러 우리 여성들의 매력이라고 칭했던 시절도 있었다.

며칠전 “한국여성문학인회 주최 전국주부백일장 행사”가 있어서 대학로 주변에서 하루를 보냈다. 가는 곳마다 쌍을 이룬 젊은 남녀들이 주류를 이뤘다.

그들의 손엔 장미를 든 남녀는 한 쌍도 안 보였다. 그저 부둥켜 안고 키스를 하거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광경이 곳곳에서 띄었다. 많은 어른들이 호기심 반 한탄 반으로 넋나간 듯이 쳐다보는 것이 고작이었다. 나도 그 중의 한 사람이었다.

자리에 함께 앉아 있던 젊은 한 시인은 “아름답지 않느냐?”고 핀잔같은 말을 우회적으로 돌렸다. 글쎄? 아름다운 사랑의 시각으로 보이지 않고 다만 육욕적인 욕망의 유희로만 보이는 내 눈이 이미 전근대적 사고란 말인가? 격세지감인가? 나 자신도 혼란스러워 뭐가 뭔지 잘 모르는 세상을 나는 지금 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장미꽃보다 더 아름답고 더 지고한 사랑을 살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잘 아는 여성선생님 한 분은 얼마 전에 결혼을 했다. 결혼식장에 갔다온 동료들이 거의 다 눈물을 흘리고 돌아왔다고 했다. 이유인즉 약혼자가 교통사고의 피해로 장애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집안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그분의 손발이 되어주기 위하여 결혼을 했단다. 요즈음도 이런 여성이 있을까 할 정도로 그 마음씨가 너무 아름다워 눈물이 났다. 그러면서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그녀는 우리를 숙연케 한다.

더구나 선생님으로서의 양심의 표본이 되는 것도 같아서 그를 바라볼 때마다 나는 “살아있는 장미 한 송이”를 보는 것 같다. 우리 원주에도 이렇게 살아 있는 장미들이 많이 필 수 있다면 시화(市花)로서 한층 더 아름다운 도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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