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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월드컵, 대한민국
2002년 06월 13일 (목)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
양 승 준

(시인·원주여자고등학교 교사)

·1956년 춘천 출생

·춘천고, 강원대학교 국어교육학과 및 상지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92년 제5회 <시와 시학> 신인문학상 당선·1998년 제1회 <열린 시조> 신인문학

상 당선 <북원문학상> 및 <원주예술상>수상

·<시와 시학> 동인, <오늘의 시조학회> 회원, 한국시인협회 회원

·시집 : <이웃은 차라리 없는 게 좋았다>, <사랑, 내 그리운 최후>

·저서 : <한국현대시 400선 - 이해와 감상>1·2

·현재 원주여자고등학교 교사 및 상지영서대 언어예술과 강사



축구, 월드컵, 대한민국

월드컵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돼 온갖 ‘게이트’로 만신창이 된 우리나라가 순결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길 …

세계인의 축제 2002년 한일월드컵 축구대회가 시작되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998년 프랑스 대회 시청 연인원 370억명에 비해 80% 이상 늘어난 690억명이 TV를 통해 이 대회를 관람하고 160만명이 직접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904년 창설 당시, 단 유럽 7개 국가로 출발했던 국제축구연맹이 오늘날 국제연합(UN)보다 많은, 무려 204개 회원국을 거느리고 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축구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과 애정이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축구가 왜 이렇게 인기를 얻게 되었고, 어떻게 해서 그 짧은 시간에 세계를 정복하게 된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발과 공이 하나로 어우러져 극적인 승부를 이끌어내는 축구만의 매력과 ‘재음미’의 불가능 때문이 아닌가 한다.


생각해 보라. 승패와 점수를 알고 보는 축구 재방송이 얼마나 재미없고 무의미한가를. 게다가 복잡한 경기 규칙도 없을 뿐 아니라, 특별한 기구나 부대시설 없이 ‘공’ 하나로 즐길 수 있는, 매우 ‘단순한’ 스포츠라는 것도 그 이유가 될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축구는 19세기 영국에서 시작되었으며, 근대축구의 요람은 ‘이튼’을 비롯한 영국의 엘리트 중등학교였다.

아울러 이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잉글랜드축구협회가 럭비풋볼이 아닌 새로운 풋볼을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며, 그후 세계 곳곳에 진출한 영국인들이 현지에다 이 새로운 스포츠를 전파하는 선교사 역할을 열심히 한 결과, 오늘날 이 지구상에는 2억명이 넘는 많은 사람들이 직접 뛰며 축구를 즐기게 되었다.


대중화의 길을 통해 발전을 거듭하던 축구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갈등을 배경으로 하여 개최한 제1회 월드컵대회(1930년 우루과이)를 계기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게 되자, 지나친 상업화를 경계하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게 되었다.

즉 축구를 탄생시킨 부르주아 엘리트들의 후예들은 현대 축구가 아마추어 원칙과 페어플레이정신을 저버렸다고 외면하였으며, 사회주의자들은 축구가 부르주아로부터 유래한 것이어서 노동운동을 방해하려는 술책이 숨어 있다고 비판하였고, 사회분석가들은 축구를 대중의 정치적 판단을 마비시키는 ‘아편’으로 규정하기도 하였다.

물론 독일의 나치즘과 이탈리아의 파시즘, 그리고 남미의 일부 군사정권이 정치선전과 통제수단으로 축구를 이용하기도 했지만, 1차 세계대전 직후 이탈리아에선 축구가 민주주의로의 이행을 촉진했을 뿐 아니라,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서는 축구가 독재권력에 대한 저항의 구심체가 되기도 하였다.

이것을 보면, 축구가 정치와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축구를 어떻게 수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빚어진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개막전 이후, 매 경기마다 펼쳐지는 멋진 승부로 인해 지금 지구촌 전역은 그야말로 감동과 흥분의 도가니이다.

아무쪼록 우리 나라가 욱일 승천(旭日昇天)할 호기를 맞았다고 하는 이번 월드컵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대통령의 아들들 비리에다 온갖 ‘게이트’로 만신창이가 되어 버린 우리 대한민국이 순결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 세계로 웅비하는 위대한 민족역사를 마음껏 펼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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