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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나는 사물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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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교순(아동문학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생각으로 예술적 역량 키워가야 할 때
우리 전통국악의 사물놀이에 쓰이는 악기로 북, 장고, 징, 꽹과리가 있다.
이 네 악기가 전통적인 우리 가락과 박자가 어우러지면 어깨춤이 덩실덩실 그냥 있지를 못하게 하는 것이다.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4일까지 중국 합비시 문연 초청, 원주예총 전통 국악 공연단 일행이 중국의 노동절이라는 명절 기간에 방문 공연하게 되었다.
공항에서 악기 손질하는 칼이 검색대에서 압수되었지만 넌센스로 웃어넘기며 광활한 중국 땅에 넓은 놀이마당을 향해 가는 단원들의 자긍심은 대단했다.
7,8시간을 지루한 비행기연착을 참으면서 우리국악과 춤, 상모를 중국인들의 인상 속에 각인 시켜 줄 예술적 역량의 전령사다운 늠름함을 볼 수 있었다.
악기를 항공소화물로 부치면서도 영 불안해하는 눈빛이던 그들이 중국현지에 가서도 사물놀이 악기를 운반할 때마다 자기의 분신이듯 소중히 다루고 있었다.
무대 위에서 사물놀이가 시작되자 중국합비시 문연 관계자들과 몰려온 관중의 뜨거운 열기와 쾡, 쾡, 쾡다쾡, 꽹과리의 강렬한 리듬, 그리고 이국 땅 넓은 무대에서 상모끈이 묘하게 선회하는 장면은 저절로 신명과 박수를 자아냈다.
장고 채로 양쪽을 빠르게 쳐대는 손끝은 보이지 않고 연주자의 얼굴에 땀이 물 흐르듯 나는 것을 보고 그 열정의 성실함이 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예술혼이 천상에서 내려 인간에게 보이는 듯 황홀함까지 주는 무대 위에 한국인의 건장한 젊은이들이 신명나는 가락을 뽑고 있었다.
합비시연합대학 대강당에서 초청공연을 할 때 2천여명의 학생들이 우리 사물놀이와 같이 어우러져 환호와 갈채 할때 내 옆에 있던 한국인 조성희 교환교수는 너무 감격하여 흑흑 흐느끼며 박수를 쳐댔다.
단 네 가지 악기가 어우러진 박자와 리듬의 광란한 예술 혼은 온통 이국인 학생들의 마음속에 한국 혼을 심는 크나큰 계기가 되었다.
어찌 이를 총칼이나 경제 위력 따위의 물리적인 힘에 비할 것인가, 사람의 혼을 뽑아 놓는 그런 마력 같은 힘에 겸손하게 고마움을 표했다.
화도빈관이란 합비시 안휘성청 앞에 있는 호텔에서 체류하며 공연이 끝난 밤에 잠자리에 들어도 사물놀이 가락의 울림이 몸에 밴 듯 비몽사몽간의 경지에 이르기도 했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말이 있듯, 세계의 무대는 넓다. 신명나는 우리의 사물놀이가 더 많이 퍼져가기를 바란다.
우리 전통 국악이 국내에서도 무슨 행사에나 참여하여 흥을 돋우고 신명나게 의욕을 일깨워주는 자리를 많이 만들고 학교교육에서도 전통국악인들을 학습현장에 모셔 배우는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세계 무대에 우리 것 우리 정서에 맞는 예술품을 공개할 때,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생각으로 예술적 역량을 키워가야 할 것이다.
1938년 횡성군 안흥면 출생 /1957년 춘천사범학교 14회 졸업 /197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으로 등단 /1974년 강원도 문화상(문학부문) 수상 /1980년 제2회 현대아동문학상 수상(동화:김소위와 노루) /1983년 강소천 아동문학상 수상 /1991년 원주군 향토문화상 수상 /1995년 원주 문학 발간 /2000년 중앙초등학교 교장 퇴임 /현 한국문인협회 원주지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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