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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그 아름다운 이름
2002년 05월 09일 (목)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
양 승 준 (시인·원주여자고등학교 교사)
한결같은 정성과 사랑으로 우리를 지켜주신 어머니는
세상을 거룩하고 아름답게 만든 불멸의 힘이다.
그야말로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오월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정치권의 온갖 비리와 부정, 그리고 점점 극악해져 가는 각종 사건 사고에도 불구하고 오월은 올해도 여전히 싱그럽기만 하다.
해가 바뀌고, 사람이 바뀌어도 오월은 언제나 우리에게 자연의 무한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이처럼 한결같은 모습으로 아름다운 게 또 있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우리들의 ‘어머니’일 게다.


너나없이 무작정 앞으로만 나아가는 세상살이 속에서 우리는 어느 순간 가슴이 와락, 무너져 내리는 슬픔을 느끼곤 한다.
이럴 때 우리는 썰물 같은 허전함 속에서 지나온 삶을 조용히 반추하며 그리운 얼굴들을 만나 지난 추억을 떠올리며 삶의 고단함을 잠시만이라도 잊어버리고 싶어한다.
세월이 아무리 많이 흐르고, 세상이 아무리 많이 변했다 해도, 한결같은 정성과 변하지 않는 사랑으로 우리의 아픔을 위무(慰撫)해 주는 분은 바로 어머니이다.


그렇기에 인생이라는 길고 외로운 여정에서 우리가 때때로 지치고 쓰러질 때면, 우리는 으레 어머니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기쁠 때나 슬플 때, 행복할 때나 고통스러울 때,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우리의 상처를 치유해 주시는 어머니의 그 우물 같은 사랑이 오늘따라 이렇게 간절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최근 우리 극장가에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는 화제의 영화가 있다.


출연자라고 해 봐야 77살의 외할머니와 7살 소년, 그리고 주변의 몇 사람뿐인 영화 <집으로>이다.
블록버스터 영화가 요란한 시선을 끄는 것과 견주면 단순하기 그지없는 영화이지만, 개봉 1개월도 안 되어 벌써 관객 200만 명을 돌파하는 ‘쾌속 질주’를 하고 있다.
낮은 제작비와 비직업 배우의 출연등 흥행과는 거리가 먼 이 영화가 성공을 거두고 있는 이유는 도시 문명에 길든 소년과 산골 너와집에 살고 있는 외할머니와의 ‘언밸러스’한 동거가 영화가 진행되면서 관객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슴 시린 따뜻함을 전해 주기 때문이다.


작품의 완성도는 그리 높지 않아도 이해(利害) 관계를 뛰어넘는 외할머니의 지순한 자식 사랑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는 이미, 험난한 세상에 내동댕이쳐진 우리 모두에게 잔잔한 울림을 주기에 충분하다.
어머니를 일러 “모든 능력이 응축돼 내재된 작은 신(神)이면서 사람이요, 닳거나 소멸하지도 않는 기쁨과 슬픔이 한 덩어리가 되어 그분 안에 살고 있으며, 그 모성은 자식을 낳아서 인간 되게 키워 세상을 세상답게 만드는 불멸의 힘”이라고 한 어느 시인의 말을 다시금 음미해 본다.


그렇다. 모진 세월을 오직 인내로 견뎌내며, 부지런함과 강한 의지로 열심히 자식을 키워낸 이 땅의 모든 어머니야말로 세상을 거룩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불멸의 힘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 싱그러운 봄날 저녁, 어머니가 몹시 그립다.

1956년 춘천 출생 / 춘천고, 강원대 국어교육학과및 상지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 / 1992년 제5회 <시와 시학> 신인상 당선으로 시단 데뷔 / 1998년 제1회 <열린 시조> 신인상당선으로 시조단 데뷔 / <북원문학상>및 <치악예술상>수상 / <시와 시학>동인, <오늘의 시조학회> 회원, 한국시인협회 회원 / 시집:<이웃은 차라리 없는 게 좋았다>, <사랑, 내 그리운 최후> / 저서:<한국 현대시 400선 - 이해와 감상>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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