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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2002년 05월 02일 (목)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
임 교 순(아동문학가)
넓은 바다를 제 맘대로 헤엄쳐 다니다
하필이면 내 손에 잡혔는지 …
낚시에 미쳐 사오년 세월을 물가에서 보낸 적이 있다. 일생동안으로 보아서 그리 적은 시간은 아니었다.


물가에 낚시를 드리운 사람을 보면 멍청한 사람, 아니면 시간이 남아돌아 허탈감을 달래기 위한 최종수단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낚시에 빠져들기는 순간적이었다.
휴전선 비무장지대를 걸쳐 남쪽으로 흘러오는 서화천 강물은 평화를 갈망하는 푸념 같은 물소리를 내며 흘렀다. 강가 바위 벼랑에 핀 철쭉이 강물에 얼굴을 비쳐보며 요염하리만큼 흐드러지게 피어 있어 누구라도 이 아름다움에 취하고 싶은 심정을 주체할 길이 없어 낚시를 강물에 드리우게 되었다.


강물 속 돌 틈에 붙어사는 꼬냉이 라는 물벌레를 잡아 미끼로 끼어 물 속 깊이 던져놓고 기다리는데 호사기 끝이 휘청하면서 물어 채는 물고기의 요동질을 손맛으로 느낄 때 그 육감의 짜릿함은 낚시를 해 보지 않은 사람은 도저히 경험할 수 없는 쾌감이며 이 때문에 낚시에 미쳐버린다. 낚시하는 시간만은 가장 평화롭고, 가장 행복하고, 가장 편한 마음이다. 그래서 그런 시간을 낚는다는 의미로 흔히들 강태공의 낚시를 이야기한다. 목표한 바를 낚기 위한 기다림, 어쩌면 미끼를 끼워 물 속에 담그고 기다리는 것이나, 자기 소망을 세상이라는 물 속에서 건져내고자 기다리는 낚시꾼들이 이 세월의 강가에 많이도 모여있다.


어쩌다 놓쳐버린 시간의 아쉬움을 되찾으려는 듯 반백의 머리를 쓸어 넘기며 낚시터를 찾아 나서는 노신사의 뒷모습을 많이 보게 된!, 그게 남이거니 했는데 벌써 나이구나 생각하니 낚시만 하면서 보낸 사오년 세월은 구름인 듯 흘러갔다.
올 봄 연휴 동안 온 가족이 집을 두고 길을 떠나 살아보자고 초등학생, 유치원생, 젖먹이 아기까지 손자손녀 일곱 놈을 데리고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경주로 갔다.


불국사 경내에 들어서니 다보탑과 석가탑이 마음속에 편안히 들어앉아 주었다. 건조하고 황사가 날아드는 하늘 때문에 물뿌리개로 경내의 먼지를 가라 앉히는 노승의 편안한 얼굴이 부처님을 닮아있다. 불국사 앞 동네에서 한밤을 자고 다음날은 포항제철소가 거대한 함정인 듯 바다위에 떠있는 옆을 지나 감포의 조용한 해변 민박촌에 여장을 풀었다.
“여기 낚시하기 좋겠다.”


아들이 알아차리고 어디 가서 낚시 두 틀을 가져 왔다.
참으로 오랜만에 낚시를 해보는 것이다. 바다지렁이를 낚시 바늘에 꾀는 것을 보고 손자놈 들은 저들대로 가서 바다 속에 돌을 자꾸만 던지고 있다.
동해의 새파란 바다, 적당히 굽이치며 흰 거품을 물고 육지를 씹어대는 파도 저 멀리로 낚시를 힘껏 던져 놓고 슬쩍 당기는데 툭툭 내 팔을 끌어당기는 힘이 주어졌다.


시선은 활처럼 휘어진 팽팽한 줄 끝에 무엇이 나를 끌어당기고 있다. 실랑이질의 짜릿한 손맛 무엇으로 형언할 수 없는 쾌감, 허연 배를 들어내 보이며 솟구치는 광어 한 마리, 어느새 아들 사위 손자들이 모여들었다.
“할아버지, 이게 무슨 고기?”
“우리가 먹는 횟감 광어야.”


대답하는데 침이 말랐다.
그 넓은 바다를 제 맘대로 헤엄쳐 다니다 하필이면 내 손에 잡혔는지, 세상 모든 일이 이처럼 필연적이면서도 우연 같은 관계로 우리를 놀라게 한다.


1938년 횡성군 안흥면 출생 /1957년 춘천사범학교 14회 졸업 /197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으로 등단 /1974년 강원도 문화상(문학부문) 수상 /1980년 제2회 현대아동문학상 수상(동화:김소위와 노루) /1983년 강소천 아동문학상 수상 /1991년 원주군 향토문화상 수상 /1995년 원주 문학 발간 /2000년 중앙초등학교 교장 퇴임 /현 한국문인협회 원주지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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