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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초라는 풀
2001년 09월 20일 (목)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
시인 고 진 하

■강원도 영월 출생

■「세계의 문학」 시인으로 데뷔

■시집 「프란체스코의 새들」, 우주배꼽」 등

■명상에세이 「영혼을 살아 있게 하는 50가지 방법」

■김달진 문학상 수상

■현재 기독교문화포럼 대표




얼마 전 어떤 이를 통해 함초라는 풀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었다. 염초라고도 불리는 이 풀은 고생대부터 있었던 풀이란다. 이 풀은 갯벌에서 자라는데 바닷물보다 더 짠물만 먹고 자란다고 했다. 바닷물보다 더 짠물? 그런 물이 어디 있겠는가? 염전(鹽田)이 아니면 말이다.


믿어지지 않지만 함초는 그 짜디짠 염전 근처에서만 자란다고 한다. 소금을 만들기 위해 바닷물을 끌어들여 햇빛을 쪼여 물기를 말리는 그 소금밭 말이다. 함초는 봄이 되면 온통 초록색으로 염전을 뒤덮는단다.


요새 식물을 연구하는 이들이 그 풀을 연구하고, 상인들 중에는 그 풀로 식품을 개발한다고 했다. 함초의 염도를 분석한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그 풀은 사람의 입맛에 꼭 맞는, 몸에 꼭 맞는 염도 16퍼센트. 그러니까 함초의 염도는 사람 몸의 염도와도 같다.


따라서 더 이상 간을 맞출 필요 없이 이 풀과 다른 나물을 섞어 비비면 비빔밥이 되고, 이 풀을 꾹 눌러 짜서 즙을 내어 밀가루를 섞어 반죽을 하여 국수를 만들어 끓이면 맛있는 한 그릇 국수가 된다.


더 좋은 것은 이 풀은 워낙 짜서 벌레도 안 먹는단다. 농약도 필요 없는 것이다. 그러니 무공해를 논할 것도 없다. 더 더욱 좋은 것은 가을이 되면 밑뿌리부터 빨간색으로 변하면서 마디마디가 다 씨앗이 되어 퍼지기 때문에 씨뿌릴 걱정도 없다.


씨뿌릴 걱정이나 김 맬 걱정도 없고 벌레 걱정도 없으니, 그저 때가 되면 거두어 내다 팔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연구자들의 말에 따르면 갯벌을 메워 밭을 만들고 논을 만들면서 애쓰는 것 몇 배 이상으로, 환경을 오염시키거나 파괴시키는 일 없이 큰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사람들은 너무 기다리지 못하는 것 아닐까? 자연이 주는 혜택을 누려보지도 못하고, 그 자연을 통해 뭔가 얻을 수 있을까하여 지레 파헤치니 말이다.


이 함초의 다른 이름이 재미있다. 퉁퉁마디. 마디가 퉁퉁해서 생긴 이름이라지만 그 소리에서 뭔가 느슨한 게 천년만년 기다려온 느낌이 들지 않느냐고 내게 함초를 소개한 이는 말해주었다.


함초가 그렇고 자연이 그렇듯이 우리도 그저 있어야 할 곳에 가만히만 있으면, 더 이상 간을 맞출 필요도 없는 그런 완벽한 맛을 내는 사람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누군가 나를 통해 풍요로움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어떤 이가 말했다. 인간이 불행해 지는 근원은 혼자 조용히 자신의 방에 머무를 능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함초라는 풀을 생각하며 내 방안에서 고요히 눈을 감는다. 저절로 미소
가 핀다. 있음으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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