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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와 역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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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박 광 필
■원주출생(1956년생)
■대성고, 청주교육대학교,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졸
■원주 「지금, 여기서부터」전 출품및 운영위원
■속초 강원국제관광엑스포 야외조각전 출품및 운영위원
■치악예술관 개관 초대전
■강원 감영 500년 기념 조형물 제작
■민긍호 의병장 기념상, 지용주 선수기념상 제작
세상이 어지럽다.
알량한 사탕발림으로 속내를 드러내며 사람을 빌려 주기도 하고, 트집을 부리다가 민망하게도 버젓이 이를 받아들이는 등 울고 불고 어르고 달래며 노는 꼴이 야합이라 한심하더니, 이제는 갈라서면서 하는 짓들이 가관이다.
팔려 갔던 사람들은 서슴없이 자기 집으로 돌아가고, 선물을 받은 사람은 그 달콤함이 아까운지 돌려주지 않고 먼 산만 멀뚱 멀뚱 쳐다 보고, 이에 분개한 식구들이 가족이 아니라며 제명처분을 하며 북새통이다.
노는 꼴들이 이 지경이니 애시당초 사람을 빌려주며 달래던 집구석인들 온전할 까닭이 없다.
대표자리를 놓고 식구들끼리 쌈박질하는 모습은 점입가경이다.
한마디로 속되게 표현해서 콩가루 집안이라 아니할 수 없다. 큰집이 그러하고 작은 집도 그러하니 온 동네가 그러하다.
가치나 철학 아니 도덕을 전제로한 목적은 온데 간데 없고, 졸렬하고 구역질 나는 수단들만 난무한다. 도대체 무엇을 믿고 정치인들은 본분을 망각하고 사리사욕으로 이다지도 당당하게 행동하는가? 도대체 이 땅에 국민은 있는가? 유전자인 국민을 이다지도 외면하면서 자기네들의 속내를 드러내놓고 이전투구하면서도 당당할 수 있다면 이는 아마 두가지 이유일 것이다. 국민을 생각한 겨를이 없거나, 아니면 애시당초 국민은 안중에도 없거나 일 것이다.
‘지위’와 ‘역할’에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은 관계가 있다. 사회적 상호작용은 막연한 사람들 사이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난다고 하기보다는, 집단 또는 사회내에서 어떤 지위를 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난다. 이렇게 집단 또는 사회내에서 개인이 점하는 위치를 우리는 ‘지위’라 부르는 것이며 ‘역할’이란 그 ‘지위’를 점하는 사람에게 기대되는 행동을 칭하는 것이다. 즉 어떤 ‘지위’를 점하는 사람은 그 ‘지위’에 적합한 행동을 할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정치인은 정치인대로, 공무원은 공무원대로, 언론인은 언론인대로, 예술가는 예술가대로 그 지위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다할 뿐 아니라, 그 지위로서 적합한 행동을 할 것을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즉 지위에는 권리와 의무가 따르게 마련이며, 이에따라 행동하고 수행하는 것은 ‘역할’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 ‘지위’에 따른 ‘역할’을 수행하는데 있어서는 규범이라는 것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지위를 점하고 있다고 무작정 배회하듯이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드러나지도 않으며 당장은 구속력이 없어보이는 규범을 존중하며 행동할 때, ‘지위’와 ‘역할’의 관계는 완성되는 것이며 사회가 건전하고 발전 지향적으로 존속하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이런 당위적이고 기본적인 약속들이 파기되고 논리의 비약을 앞세운 주장들만 난무하며 규범은 헌신짝처럼 내팽개처진 상황에서는 기대할 최소한의 가치나 질서는 원초적으로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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