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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피서철이 돌아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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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여름은 있어 왔고 매 여름마다 더위 또한 함께 했으며 이번 더위 또한 예년에 뒤지지 않을 것이 분명하니, 어김없이 우리는 피서라는 이름 하에 또 한번의 전쟁(?)을 치르리라. 폭염을 피해 열대야를 지겨워하며 강으로 계곡으로 바닷가로 몰려드는 것이야 당연한 일일 것이고, 여름 피서지로 이런 천혜의 조건을 고루 갖춘 우리 고장을 우선 순위로 꼽는 것은 우선 반가운 사실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맘때가 되면 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하고, 숙박비는 천장부지로 솟아도 숙소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이며, 물건 값은 부르는 게 값인 경우가 허다할 뿐 아니라 서비스의 질은 불쾌한 정도를 지나 주인의 눈치를 보아야 할 정도이다.
그런데 이렇게 후덥지근한 계절에 그토록 짜증나는 일이 반복되는데도 사람들은 한곳으로 모여 여름휴가 즉 피서를 위해 똑같은 불평을 늘어놓으며 투덜대며 한 여름을 보내는 것이 참으로 어처구니 없으며 나아가 신기하기까지 하다.
일상적인 일의 고달픔에서 벗어난 휴식으로서의 여유를 즐기는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으며, 무더위를 피해 시원하고 쾌적한 여행으로서의 피서 즉 “더위 피하기”는 애시당초 불가능해 보이는데도, 꾸역 꾸역 모여들어 스스로를 학대(?)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불빛을 찾아 본능적으로 날아들어 자기의 날개를 태우고 결국은 죽어 가는 불나비가 생각나는 것은 지나친 상상일까?
짧게는 보름 길게는 한달의 피서철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수반하는 도로를 확충하자고만 할 일도 아니며 반짝 특수를 위해 무턱대고 숙소를 늘릴 일만도 아니며, 전문화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북새통으로 합리성을 잃은 이들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요구하는 것도 무리임을 알면서도 이맘때면 한결같이 몰려들어 상당 부분 불가능한(?) 부분을 탓하며 등줄기에 흐르는 땀방울을 주체 못하고, 참으로 덥게들 보내는 모습은 피서가 아니라 환서 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하겠다.
조금만 생각하면 다양한 방법으로 조용하고 쾌적하게 휴가다운 휴가를 보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곳으로 같은 방법으로 휴가는 으레 그렇게 보내는 것이려니 하면서 모여들어서는 난리다.
어쩌다 우리가 이렇게 획일화되고 맹목적이며 단순해 졌는가?
필시 이런 여름 휴가를 보낸 사람은 어떤 형태로든지 또다른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안될 것은 분명하며, 휴가를 끝내고 일자리로 돌아가서 휴가 후유증으로 시달리게 마련일 것이다.
인간은 일하기 위하여 쉬고 노는 것이 아니라, 쉬고 놀기 위하여 일하는 것이다. 처음은 생존하기 위하여 일했고 나아가 보다나은 생활을 위하여 더 많은 일을 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것이 심화되다 보니 지금은 망각되었겠지만, 어쨋든 인간은 일하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즐기고 놀며 하고 싶은 것들을 하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일과 휴식의, 적절한 조화와 충실한 내용을 통해 우리는 생활을 가치있게 영위하는 것이 삶의 질이 높다라고 표현하는 것이리라.
이런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빠르면 내년부터 연차적으로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될 것이라고 한다.
놀고 쉬는 것도 훈련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제는 획일적이고 맹목적인, 그래서 단순하기만 한 놀이문화가 아닌 다양하고 의미 있는 방법을 찾아 자기에게 맞는 휴가를 계획하여, 여유를 찾고 즐기며 느끼면서, 삶을 향유할 수 있
는 질 높고 창의적인 여가문화를
생각해야 할 때인 것 같다.
조각가 박 광 필
■원주출생(1956년생)
■대성고, 청주교육대학교,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졸
■원주 「지금, 여기서부터」전 출품및
운영위원
■속초 강원국제관광엑스포
야외조각전 출품및 운영위원
■치악예술관 개관 초대전
■강원 감영 500년 기념 조형물 제작
■민긍호 의병장 기념상, 지용주 선수
기념상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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