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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 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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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태어나는 모든 사람은 얼굴이 있다.
그 얼굴이 모두 다르다. 그래서 70억 인구 중에 꼭 같은 사람은 없다.
일란성 쌍둥이도 비슷하기는 하지만 꼭 같지는 않다.
이 얼굴을 두고 ‘예쁘다, 밉다, 귀엽다, 사랑스럽다, 무섭다, 환하다, 늠름하다, 근엄하다, 요염하다, 새침하다, 섹시하다’는 말까지 하는 것은 얼굴이 상대방에게 주는 인상 때문에 사람들이 지어낸 말이다.
인상적인 표현이 총체적 표현이 아닌데 우리는 사람을 대함에 우선 인상적 느낌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는 인습이 있었다.
그래서 관상학, 성형술등 얼굴을 보고 미래를 점쳐보는 심리나 마음에 안 들어서 성형수술을 하는, 특히 요즘 여인들만이 아니라 남자들까지 한번쯤 생각해 볼 만큼 얼굴의 외형적 평가시대에 사는 느낌이 든다. 더욱이 예쁘게 생긴 사람들이 성형에 관심이 많다.
“나는 콧날만 세우면…”
“나는 쌍꺼풀 수술만 하면…”
이렇게 얼굴 부위 중에 못마땅한 곳을 부모님에게 수술해 주기를 원하는 애들이 많아지고 있단다.
얼굴이 못생겼다고 부모에게 반항하고, 스스로 자학하고, 세상에는 도피하는 얼굴이 있다한다.
여자는 얼굴이 예쁘면 우선 한 복을 타고 났으며, 남자는 얼굴이 잘 생기면 우선 문제성을 띠고 있다고들 평가한다.
여자는 일생 화장이란 관념으로 얼굴을 다듬고 가꾸며 산다. 상대방 앞에서 자신감을 갖기 때문에 얼굴화장은 여성의 필수적인 행위이며, 거울과 화장품은 돈지갑과 함께 소지하게 된다.
자기가 태어나면서 갖은 선천적인 얼굴과 후천적으로 가꾸는 얼굴, 즉 인격적인 얼굴이 있으니 둘 다 가꾸기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세상에 널리 각인된 얼굴을 친다면 석가모니의 자애의 얼굴, 예수그리스도의 희생적 사랑의 얼굴, 공자의 도덕적 교양의 얼굴, 크레오파트라의 권력과 남성정복의 요염한 미의 얼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눈썹 없는 모나리자의 얼굴, 율곡선생의 어머니 신사임당의 얼굴, 독립만세 운동의 이화학당여학생 유관순 애국의 얼굴, 수많은 얼굴중에 자기와 가장 가깝고 사랑에 찬 얼굴이 어머니의 얼굴이다.
이산의 아픈 세월 50년 꿈에도 찾던 얼굴, 주름과 늙고 쇠잔한, 콧물 눈물이 범벅된 그 얼굴을 어루만지는 모습을 우리는 봤다.
얼굴이 아름다워지고 싶고, 얼굴의 못생긴 부위를 수술이라도 하고 싶다는 마음은 자연미의 거부나 불만이다.
눈으로만 보는 아름다움의 집착이다.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얼굴, 마음이 아름다운 얼굴이 또 있다는 사실을 찾아야 한다.
얼굴의 외형적 아름다움에 도취, 영상적 얼굴의 추종, 그 얼굴은 잊혀지기 쉬운 얼굴이다.
오랫동안 영원히 남는 얼굴은 태어난대로 인격적으로 가꾼 얼굴, 눈썹이 없어도 아름다운 얼굴, 넓적코지만 애국 혼이 불타는 눈빛의 얼굴, 대추처럼 쪼글쪼글 주름졌지만 모정의 자애로운 어머니 얼굴이 있다.
어떤 얼굴로 이 세상에 남길 것인가? 자기 얼굴 창조에 마음의 아름다움을 지닌 얼굴이다.
임 교 순
(아동문학가)
■1938년 횡성군 안흥면 출생
■1957년 춘천사범학교 14회 졸업
■197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으로 등단
■1974년 강원도 문화상
(문학부문) 수상
■1980년 제2회 현대아동문학상 수상
(동화:김소위와 노루)
■1983년 강소천 아동문학상 수상
■1991년 원주군 향토문화상 수상
■1995년 원주 문학 발간
■2000년 중앙초등학교 교장 퇴임
■현 한국문인협회 원주지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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