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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로의 거듭나기
2000년 12월 26일 (화)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
차한잔의 사색


지난 12월 16일 우리 지역 문학인들의 한해 결실인 「원주문학」 제8집 출판기념회가 적십자회관에서 열렸다.
이 같은 문학행사가 우리 문학인들만의 집안잔치로 그칠 것이 아니라 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독자들과 함께 하는 시민 행사로 승화되기를 바라는 뜻으로 몇 자 적어본다.

우리 지역 문인들은 시민들의 정서 함양과 지역의 문화 발전을 위해 수년 전부터 정기적으로 <문학의 밤>행사를 갖고 있다.
필자는 그 행사를 몇 해 동안 주관하면서 행사 때만 되면 심한 허탈감에 빠지곤 하였다.

왜냐하면 온갖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 제법 그럴듯한 잔칫상을 차려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잔칫상을 받아줄 손님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화려하지는 않더라도 정성을 다해 마련한 상이라면, 그 정성을 생각해서라도 한 번쯤은 참석해 줄 법한데, 매번 기대만큼 되지 않았다.

손님의 입장에서는 ‘상이 변변치 않으니 그렇지. 상만 잘 차려 봐라, 오지 말래도 간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물론 그 ‘상’은 다름 아닌 지역 문인들의 작품 수준이리라. 작품만 좋다면 독자는 저절로 생기는 것임을 어느 누가 모르겠는가마는, 좋은 작품 한 편 만들어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는 것과 많은 독자들이 지역 문인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상당 부분 평가절하 되어 있기 때문에 그 같은 결과를 빚는 것이 아닌가 한다.

다시 말해 이른바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작품에 고착된 일반 독자들의 왜곡된 시각의 문제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베스트 셀러 작가들의 작품성이나 상업성을 일방적으로 폄하하려거나 매도하려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베스트 셀러 작가도 처음엔 모두 지방 문단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하지 않았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 지역의 한 문학단체에 가입되어 있는 문인은 불과 40여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시의 규모가 우리 지역보다 작은 춘천이나 강릉의 경우에는 문인의 수가 우리보다 훨씬 많은 100여명에 이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당연한 말이지만 예술 행사에도 적잖은 경비가 소요된다.
가뜩이나 적은 수의 회원에다가 지원되는 경비가 없는 탓에 행사 때마다 주머니를 털어야 하는 것은 물론 작품집 한 권 간행하는데도 특별회비라는 명목으로 또 갹출해야 하는 그 어려운 형편을 누가 알아주겠는가.

어느 지역에서는 지역 상공인들이 모든 행사 비용을 부담해 줄 뿐 아니라, 문인들에게 경비 걱정은 하지 말고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해 열심히 창작에만 매진해 달라고 격려를 해 준다는데, 우리 지역의 상공인들은 어느 누구도 지역 문화 발전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리고는 이곳에는 글 한편 제대로 쓰는 이가 없다는 둥, 지역 문학이 정체되어 있다는 둥, 비난을 일삼는다면 그야말로 ‘누워 침 뱉기’가 아닐까. 우리 지역의 문화 풍토가 바로 이럴진대 아무리 좋은 잔칫상을 차려 놓은들 달라질 게 과연 있겠는가.

이제부터라도 우리 원주가 진정으로 아름답고 풍요로운 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역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한 30만 시민들의 지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문화란 삶의 질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일 뿐 아니라, 전 시민들의 따스한 사랑과 적극적인 참여를 자양분으로 해서 자라나기 때문이다.



시인 양 승 준

(원주농업고등학교 교사)

■1956년 춘천 출생

■춘천고, 강원대 국어교육학과및
상지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92년 제5회 <시와 시학> 신인
상 당선으로 시단 데뷔

■1998년 제1회 <열린 시조> 신인
상 당선으로 시조단 데뷔

■<북원문학상>및 <치악예술상>수상

■<시와 시학>동인, <오늘의 시조

학회>회원, 한국시인협회 회원

■시집:<이웃은 차라리 없는 게
좋았다>, <사랑, 내 그리운 최후>

■저서:<한국 현대시 400선 - 이해
와 감상>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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