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칡넝쿨
2004년 08월 09일 (월) .
칡넝쿨
                         임일진

낭떠러지 만나 떨어지면
다시 고개 치켜들고 일어나
가느다란 허리로
나무 밑둥 칭칭 감고
우두머리 꼭대기 까지 올라가야 한다. 올라가야만 한다고 이 앙물면서
땅 속에서 길어 올린 물에다
눈부신 노란 햇가루, 푸른 공기 타서
벌컥벌컥 마셔가면서
더러는 낭떠러지와 시커먼 구렁덩이를 칭칭
칭칭 감고 기어오르는
밧줄처럼 질기디 질긴 몸뚱아리

감상
김 성 수 (한국문인협회 원주지부장)
이 시를 읽어보면 힘이 솟는다. 마치 박두진 시인의 해나 청산도를 읽을 때처럼 푸른 생명이 파도침을 느끼게 된다. 임일진 시인은 1970년에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개성있는 시를 써 오신 분이다. 80이 불원한 노 시인으로 이처럼 힘찬 시를 쓰고 있다는 것은 삶에 대한 강한 의욕이 젊은이 보다 더한 정열이 있기 때문이리라. 우리도 이 시속의 칡넝쿨처럼 한번 신나게 세상을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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