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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학교법 개정을 바라보며
2006년 01월 16일 (월) .
사립학교법 개정을 바라보며
우리는 흔히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면서 희망찬 새해에는 하는 일과 가정에 많은 복을 받으라고 덕담을 주고받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왠지 마음 한구석이 빈 것 같아 건내는 덕담이나 받는 덕담이 공허하게 들릴 뿐입니다.
지난해 통과된 사립학교 개정법으로 인해 권리와 의무를 망각하고 거리로 나선 한나라당의 모습이 그렇고, IMF로 인해 온 국민이 경제학자가 되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듯이, 이제는 황우석박사의 파문으로 인해 온 국민이 생물학자가 된 듯한 언론 보도를 연일 접하면서 참으로 답답하고 허탈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번 개정된 사립학교법의 주요내용을 보면 사학운영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립학교 이사진 7명 가운데 개방형 이사를 4분의1 이상으로 하는 내용으로, 개방형 이사는 학교운영위원회나 대학평위원회가 2배수로 추천하고, 이 가운데 이사회가 최종 선임권을 행사하도록 한다고 합니다.
이에 반발해 지난 11일 한나라당은 수원 집회를 시작으로 또 다시 거리로 나섰으며, 같은 날 참교육 학부모회를 중심으로 한 시민단체들은 개정된 사립학교법 지켜내기 ‘사립학교 정상화 학습권보호를 위한 시민연대’를 전국적으로 결성하였습니다. 앞서 8일에는 사립법인연합회가 신입생 배정 거부는 철회하였지만 개정 사립학교법에 대한 헌법소원과 불복종운동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사립학교법의 무효화 또는 법개정 투쟁을 강력히 전개할 것이라고 공언 하였으며, 한술 더 떠서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는 헌법재판소가 개정 사립학교법에 대하여 합헌 결정을 내리더라도 이에 승복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 개인의 생각이 헌법을 무시해도 되는 것인지 참으로 놀랍고 불행한 일입니다. 개인과 기득권층의 배부름을 위한 법이 과연 국민들과 나아가 미래의 국민으로 나라를 이끌어 나아갈 청소년들에게 확고한 의지를 심어 줄 수 있는 올바른 교육을 위한 사립학교법이라 생각한다는 것이 당을 이끌어가는 지도자의 생각이라니 당과 나아가 국가의 안위에 대한 생각으로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습니다.
특히 사립학교법은 우리지역과 인연이 많은 것 같습니다. 지난 90년 교육법 개악과 99년 사립학교법 개악과정에서 지역 국회의원이 개입되어 2000년 총선당시 낙천, 낙선 대상후보로 지목되어 총선결과 낙선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의 개정 사립학교법은 그때 개악된 사립학교법이 학교운영의 정체성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으며 오히려 사립학교법 개정을 통해 학교가 얼마나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고 밝히고 있으며 일부 종교계와 사학의 경우는 개정된 사립학교법이 오히려 미흡하다고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사립학교가 그동안 국가와 민족에 기여한 공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일본의 식민지 시대에는 사학들이 앞장서 국민 계몽과 함께 민족의식을 깨웠으며, 6.25전쟁 중에는 천막학교를 열어 교육의 단절을 막았으며, 그 후에도 많은 사학들이 생겨 인재양성에 힘쓰며 교육의 기회 확대에 힘을 쏟았습니다. 그러나 사학이 비대해 지면서 ‘부실사학’ ‘비리사학’의 문제들이 발생하였고 그것은 국가와 사회적 피해에 앞서 교육의 수혜자인 우리 청소년의 몫으로 돌아 왔습니다. 혹자는 개정 사립학교법이 통제와 지시일변의 획일적인 틀에 가둬 버려 설령 법을 통해 학교가 깨끗해진다 해도 사학 본연의 자율과 다양성의 가치를 통해 얻어지는 더 큰 열매를 포기해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반문해 봅니다. 사립학교의 자율이 진정 학교 구성원과 학부모, 학생들의 자율이었는지, 재단과 기득권층의 자율이었는지…. 그동안 우리의 사립학교들은 다양한 교육적 이념과 정체성을 가지고 교육현장을 지켜 왔는지를, 그리고 깨끗하지 않은 환경에서 교육받은 우리의 청소년들이 미래의 지도자로 옳고 바르게 자랄 수 있는지를….

◇김영하
원주 YM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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