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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섬 독도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법
2005년 04월 25일 (월) . .
김지영(소비자시민모임 총무)

작고 허름한 중국집이 있었다. 어느 날 한 청년이 찾아와 우동을 주문하였다. 잠시 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우동그릇에 주인아저씨가 손가락을 우동 그릇에 ‘깊이’ 넣어 잡고서 그 청년에게 가져왔다. 그 광경을 본 청년이 놀라서 주인아저씨에게 말하였다. “아저씨 저 손가락….” 그러자 주인은 웃으면서 말하였다. “괜찮아요 손님, 전혀 뜨겁지 않습니다.”

자기중심적인 해석은 때로는 위와 같이 웃음을 유발하지만, 때로는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독이 될 수 있다. 최근 일본이 보여주는 역사교과서 왜곡이나 독도문제가 바로 그러하다. 동아시아의 폭력적인 가해자로 군림했던 지난날의 역사를 자랑스러운 역사로 바꾸어보고자 하는 그들의 자기중심적인 억지는 역사의 상처를 안고 있는 주변국들에게는 전혀 유쾌하지 않은 썰렁한 유머의 극치를 보여준다.

하지만 나는 독도문제나 역사교과서 문제를 바라보면서 저들의 도발에 반응하는 우리들이 분노가 좀 더 성숙한 에너지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담배를 피우면서 연기를 나에게 내뿜는 사람이 밉다고 나도 같이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연기를 내 뿜을 수야 없지 않는가?

최근의 독도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주변의 현상을 보면 몇 가지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우경화로 치닫고 있는 일본에 대한 대응이 결국은 우리 사회까지 우경화로 치닫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이다. 전 국민적인 분노가 살기 힘든 각박한 현실의 분노까지 포함되어 솟아오르는 것은 아닌가? 일본에 대한 적개심에 취해 보다 중요한 가치에 대한 성찰을 간과해 버리는 것은 아닌가? 기업이나 정치인의 독도 마케팅에 그냥 국민들이 놀아버리는 것은 아닌가? 일본의 처사에 분노하면서도 이래저래 나의 분노의 방향이 어디로 향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살펴보게 된다.

역사교과서 문제나 독도문제는 기본적으로 타자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하지 않는 강자의 자기중심적인 태도에서 기인한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는 국가와 국가 사이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과 집단,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도 발생하는 문제이다.

우리는 일본의 자기중심적인 태도를 보면서 우리 사회에도 만연해 있는 강자들의 자기중심적 태도의 문제에 대해서도 같이 성찰할 수 있어야겠다. 일본 우익들의 논조가 우리들에게 왠지 익숙하지 않은가? 우리 현대사의 어둡고 왜곡된 부분을 바로잡겠다고 하면 바로 가학적 역사관에 우리 젊은이들을 물들게 한다고 분노하는 세력이 아직도 우리 사회 주류를 차지하고 있지 않은가? 친일과 독재의 진실을 밝히기를 두려워하는 세력의 발호가 바로 얼마 전에 목도되지 않았는가?

바이츠제커 전 서독대통령은 “과거에 대해 눈을 감는 자는 현재에도 눈이 멀게 된다”고 하였다. 나는 이 말을 “타인의 눈을 바라보며 진실을 읽지 못하는 자는 자신의 마음의 진실도 알지 못한다” 고 바꾸고 싶다.   독도(獨島)를 외롭지 않게 하는 것은 독도 땅을 너도나도 밟는 것이 아니라 우리 외로운 마음을 열어서 다른 사람의 외로운 마음을 품는 것이다.

한 가지 더, 중국이나 우리나라 국민들은 분해서 주먹을 불끈 쥐는데, 변치 않고 여전히 욘사마의 ‘외출’을 보고자 한국땅에 ‘왜출(倭出)’을 하는 일본 사람들을 보노라면, 강자의 여유를 보는 것 같아 얄밉기도 하면서 한 편으로는 일본사회의 안정성을 보여 주는 것만 같아 부럽기도 하다. 일년에도 몇 번씩 전 국민이 들썩거리는 한국사회와 비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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