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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체육 원주축구단
2006년 05월 23일 (화) 김민호
머리는 백발 마음은 월드컵 대표

1970년 창단 원주 최초 조기축구회 … 37년 전통
전국 10여개 팀과 꾸준히 교류 2001년 홍콩 원정 교류전 치루기도



오~필승 코리아~. 4년 전 전국을 달궜던 붉은 악마의 함성을 기억하는가?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한 후 전국적으로 일어난 축구 붐은 국민스포츠인 축구를 축구 이상의 것으로 만들었다. 각 지역마다 축구클럽 창단이 줄을 이었고 평소에는 축구중계를 거들떠 보지도 않던 주부들까지 브라운관 앞으로 모여앉게 했다.

대한민국에서 축구가 없었으면 어떨까 싶을 정도로 폭발했던 축구열기도 4년이 지난 지금 예전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한가지 다행인 점은 최근 20여일 앞으로 다가 온 독일월드컵개막을 앞두고 조금씩 예전 분위기를 되찾아 가는 추세라는 것. 하지만 주위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고 당시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축구사랑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도 있다.

매일 오전 6시30분 원주중학교 운동장을 내달리는 사람들. 얼핏 보아도 손주 서넛은 족히 두었을 연배들이다. 벗겨진 머리에 드문드문 배가 나온 전형적인 아저씨 체형도 눈에 띄지만 대부분 날렵한 허리에 굵직한 허벅지를 자랑하며 20~30년 축구로 다져진 다부진 몸들을 지니고 있다.
넘어지고 구르고. 평소 같으면 결리지 않은 곳이 없어 심각하게 병원행을 고민해야 할 상황이지만 그냥 툭툭 털고 일어서 또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온 몸은 땀으로 젖었지만 뭐가 그리 신이 나는지 입가엔 웃음까지 머금고 있다. 간간이 베컴이 울고 갈만큼 날카로운 크로스가 넘어오고 볼 트리핑도 부드럽다. 매끄럽진 않지만 ‘헛 다리 집기’도 이 곳에선 이영표의 전유물이 아니다.
‘노익장’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들어 둔 말인가 보다. 이들은 모두 1970년 창단한 원주최초의 조기축구회 생활체육 원주축구단(회장:박경수) 회원들.

1970년이면 동대문운동장을 인산인해로 만든 박대통령배가 시작된 것 보다도 1년이 빠르다. 그 시절 그라운드를 누비던 차범근은 현재 프로축구팀 감독으로, 이회택은 축구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으니 세월이 흘러도 많이 흘렀다.

당시 원주초교 운동장에 모여 삼삼오오 공을 차던 사람들이 원주축구단의 원조들이다. 창단 멤버 중 성희용씨(문명유리), 함흥록씨(원흥유리) 등 원주에서 유리업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팀 명칭을 ‘원유회’라고 짓자는 의견도 있었다”고 소개하는 축구단 고문 김경환씨(73)는 “30대 중반 펄펄 날던 청년들이 머리에 백발이 늘면서 몸은 예전 같진 않지만 아직까지 마음만은 월드컵 대표”라며 축구단 자랑에 여념이 없다.

같이 공을 차는 숫자가 스무 명, 서른 명으로 늘어나면서 “아침마다 같이 운동이나 합시다”라고 의기투합해 만들어진 축구단은 원주초교와 학성중 시대를 거쳐 현재 원주중까지, 37년 전통을 자랑하는 원주 최고 명문구단으로 성장했다. 시·군통합 전까지 원주 축구전력을 대표했던 시·군청팀 선수들이 대부분 원주축구단을 거친 인물이라는 점만 들더라도 이 축구단이 원주축구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전국대회 4강까지 오르며 막강전력을 자랑하는 50대부는 이 팀의 자랑이다. 올해 치악기대회에서도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며 안전된 전력을 자랑한다. 특히 이 팀 50대 팀에는 여느 팀과 달리 60대가 다수 포함돼 있다. 당장 체력은 달릴지 모르지만 30년 쌓은 내공이 작전과 경기운영에 힘을 보태 전력을 배가 시키는 이유가 되고있다.

각종 대회 입상도 이루 헤아릴 수 없지만 강릉, 충주, 서울 등지의 조기축구회와 인연을 맺고 매년 5~6차례 친선경기를 열고 있는 것도 자랑거리. 2001년에는 홍콩까지 날아가 그 곳 축구팀들과 교류전을 펼쳤을 만큼 활발한 교류활동을 하고있다. 스스로 원주를 알리는 민간사절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원주축구단 회원은 30여명. 대부분 1970년대 첫 인연을 맺은 이후 30년 넘게 원주에 살면서 축구로 건강과 우의를 다져 온 죽마고우들이다. 한마디로 동네축구를 기반으로 한 생활축구인들.

창단 당시 10대였던 박경수(55) 회장은 올해 원주축구단을 이끌어가는 신임 회장 자리를 맡아, 축구단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박 회장은 “축구와 적극적인 사회활동은 회원들의 노년 건강을 지켜주는 골키퍼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임기 중 40대부를 집중 육성, 연륜과 전통을 이어가며 회원들의 화합을 위해 힘 쏟겠다”고 밝혔다.

회원이 되기 위해선 1~2개월 준회원 활동 후 전체회원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가입비 5만원. 월회비 30~40대 2만원, 60대 이상 1만원. 가입시 유니폼을 지급한다.
▷회원가입문의:011-361-0276(박경수 회장)
김민호 기자

회원명단
▷고문:최덕문 김창열 이병천 강수웅 김청시 김경환 ▷회장:박경수 ▷총무:유봉준 ▷회원:고봉현 최돈구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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