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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 : 2015.6.1 월
   
 고목을 바라보며...
 작성자 : 산골어부  2015-05-15 20:42:23   조회: 527   
고목은 수령(樹齡)이 오랜 나무를 가리키는 말이지요. 나무는 움직이지 못하고 한 자리에만 계속 서 있게 되는데 오히려 그 모양으로 많은 것을 사람들에게 가르쳐 줍니다. 500년 이상 심지어는 천년세월을 그렇게 서 있는 고목들 앞에 섰을 때에 어떤 사람들은 먼저 자신의 ‘작음과 작아짐’을 느낀다고 합니다. 흠-하는 마음으로 턱을 괴고 돌아보면 저 역시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이에 동의합니다.
 
커다란 고목나무 앞에서 ‘작아진다’고 하는 것은 장구한 세월에 대한 위축됨이기도 하고 그 세월을 한 자리에서 견디어낸 거대한 생명체 앞에서 압도됨이기도 합니다. 수백 년의 세월 속에서 얼마나 많은 비바람과 눈보라를 견디어냈겠는가 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아주 작은 고난과 고통에도 파르르 몸을 떨며 허겁지겁 피할 길을 찾는 작은 존재 나의 모습을 돌아 보면서 긴 한숨을 쉬게 됩니다.
 
고목(古木)을 처음으로 인상 깊게 바라 본 것은 중학교 때입니다. 속리산으로 수학여행을 갔는데 거기에서 그 유명한 ‘정이품 소나무’를 보았습니다. 약 600년 이상 정도의 수령을 자랑하는 이 거대한 우산 모양의 소나무는 나이 어린 중학생이었던 저를 압도하여서 와- 하는 감탄으로 올려다보았습니다. 그 이름에 얽힌 이야기도 재미있어서 늘 기억에 남아 있는데 벌써 46년 전이 되었습니다.
 
“1464년(세조 10)에 세조가 법주사로 행차할 때 타고 있던 가마가 이 소나무 아래를 지나게 되었는데, 가지가 처져 있어 “연(輦)이 걸린다.”고 말하자 이 소나무는 가지를 위로 들어 무사히 지나가도록 하였다고 한다. / 이러한 연유로 ‘연걸이소나무’라고도 하는데, 그 뒤 세조가 이 소나무에 정이품의 벼슬을 하사하여 정이품송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일설에는 세조가 이곳을 지나다가 이 소나무 아래에서 비를 피하였다는 말도 있다. / 이 소나무가 서 있는 앞마을의 이름을 진허(陣墟)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그 당시 세조를 수행하던 군사들이 진을 치고 머물렀다는 데 연유한다고 한다.”
 
지금이라도 붕- 하고 차를 몰면 2시간 정도면 가 볼 수 있는 곳인데 사는 것이 뭐가 그리 바쁜지 차일피일 하고 있습니다... 그래... 그 옛날 임금님도 그 앞을 지나갔다고 하니 그때도 그곳은 지금처럼 도로 변이었는가 봅니다. 얼마 숱한 사람들이 그 앞을 지나가면서 소나무를 바라보았겠는가 생각해 봅니다...
 
또, 어찌 임금님의 어가(御駕)의 행차뿐이었겠는가, 시집 장가가는 이들의 가마와 조랑말의 행렬도 있었겠고 죽은 이가 들려 메어져 나가는 상여의 행렬도 있었겠지... 또 어디 그뿐이었겠는가, 등짐을 내려놓고 쉬어가는 보부상들과 사당 패거리들의 모습... 그리고 그때도 분명히 있었을 ‘껄렁패’들의 모습들과... 쯧- 칼과 창 그리고 활을 들고 달려가는 전쟁의 모양도 보았겠지... 그리고 이제는 그 모든 것들이 지난 긴 세월 속 빛바랜 장면들이 되었을 테니...
 
그때 그 소나무를 올려다보고 있었던 어린 아이 저의 눈에는 금방이라도 그 거대한 소나무가 한 쪽 가지를 나를 향해 내리면서 “그래, 반갑구나. 우리 악수 한 번 할까?”라고 할 것만 같았습니다. “500년 전에 들어 올려 졌던 가지라면 지금이라고 왜 내려질 수 없을까...” 하고 생각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하하. 그 이야기가 사실이든 전설이든 누군가가 지어낸 이야기이든지에 상관없이- 제 앞에 서 있는 거대한 소나무에게 생명을 불어 넣어 주었던 것이지요. 좀 경망스럽기는 해도 죽기 전에, 아니 조만간에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한 번 가보야지 벼르고 있습니다.
 
처음 조우 때에 열다섯 어린 아이가 세월이 흘러 이제는 60살- 환갑을 지난 초로의 노인이 되어 ‘마누라하고 새끼들’을 데리고 쪼르르 나타난 것을 보면 무어라고 할까요? 굵게 메아리치는 목소리로 “이제 인생에 대해 뭐 좀 알고 왔소?”라고 할 것만 같습니다. 허허. 여전히 앞으로도 수백 년을 더 살지도 모르는 소나무 앞에서 그야말로 잠시 왔다가 고별의 손짓을 하여야 하는 존재-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하다보면 ‘세월의 횡포’에 화가 나기도 하지만, 세상의 온갖 시달림을 덜어 준다는 점에서는 감사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시 가까이 돌아보면- 제가 사는 이곳에서 차로 30분이 채 안 걸리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저수지’라고 하는 제천 ‘의림지’에 가보면 역시 수령이 수백 년씩 된 거대한 소나무들이 그 엄청난 위용들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호수와 어울려지면서 더욱 멋진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지요. 그 나무들 아래 마련되어진 벤치에 앉아서 소나무와 호수를 번갈아 바라보고 있자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왠지 모를 깊은 한숨이 나오게 됩니다. 그 역시 장구한 세월을 그 자리에 한 결 같이 서있는 소나무들의 존재감과 사람을 아주 작은 검불 된 것처럼 압도해버리는 위용 때문이겠지요.
 
내가 세상에 없을 때... 아니 나의 아버지 어머니도, 할아버지 할머니도 역시 세상에 없었을 적에도 너는 그 자리에 서서 네 밑을 오고 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겠구나... 네가 말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할머니 할아버지에게서 듣는 옛날이야기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흥미진진할 텐데...
 
고목은 먼저- 늘 거기에 그렇게 서 있는 모습으로 우리들의 현재 모습을 추스르게 합니다. 또 그 거대한 모습으로 우리들의 심령을 겸손하게 하여 줍니다. 그리고 여기 저기 숨길 수 없는- 장구한 세월을 지나며 온갖 시달림으로 썩고 구멍 난 흔적들과 모양들이 삶과 존재들의 피할 수 없는 세월의 풍상을 돌아보게 합니다. 헛된 몸부림도 발버둥도 치지 않고 그저 거기에 그렇듯 서 있다가 고목(古木)이 되고 다시 고목(枯木)이 되어 말없이 스러지는 자연의 모습들 속에서... 지극히 짧은 시간 속에 갇혀있는 ‘나’를 바라보며- 꿀꺽- 마른 침을 삼키게 됩니다...
 
수백 년을 한 결 같이 사람들의 오고-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고목들을- 나 또한 이렇듯 바라보면서는- 휴- 하는 긴 한숨을 뿜어내며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산골어부 김홍우 목사 2015-5-15
2015-05-15 20: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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